이라크 주재 외교관들 철수 러시

입력 2003-02-04 14:35:57

미국과 영국이 걸프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주재 각국 외교관들의 철수가 시작돼 이라크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유고슬라비아와 스페인 외교관들은 이미 이라크를 떠났으며 이라크 주재 폴란드 외교관도 이라크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한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특별회의에 참석해 향후 이라크 사태의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증거를 제시한다.

◇이라크 탈출 러시=이라크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행해온 폴란드 외교관들이 오는 5일 이라크를 떠날 예정이라고 폴란드 대사관이 밝혔다.

폴란드는 1991년 5월 걸프전 종전 이후 이라크 내 미국의 이익을 대변해왔다.

바그다드 주재 유고슬라비아와 스페인 외교관들도 같은 이유로 이미 철수했다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바레인 주재 외국 대사관들도 이 지역에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자국민들에게 대사관에 등록할 것을 요청하는 긴급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앞서 바레인 주재 미 대사관은 현지 자국민들에게 만약의 사태에 대비, 여권과 비자의 유효 일자를 확인하고 식량과 식수, 필수 의료품 등을 미리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이라크 위반 증거 제시할까=파월 장관은 안보리 특별회의에서 이라크의 이동식 생물무기 시설 사진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미국관리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은 "결정적 물증(smo king gun)"은 없다면서도 "이라크가 숨기기 위해 그토록 노력해온 무기개발 계획들과 관련한 증거"를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월 장관은 "미국은 이라크의 평화적 무장해제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전쟁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우리는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라크 반응=미 백악관은 프랑스와 독일이 일방적인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무장해제에 있어서 프랑스와 독일이 "우리와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분명히 그들(프랑스와 독일) 둘은 우리와 함께 있으며, 문제는 군사력 사용"이라면서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동맹국간 분열을 일축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정상회담을 갖고 이라크 문제를 논의하며, 이라크 사태를 둘러싼 이견 해소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라크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돌입하기 위한 안보리 설득작업에 실패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일방적 행동은 '마피아' 전술이라고 비난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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