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와 사법시험을 합격한 사법연수원생이 민주노총으로 진출, 노동자를 위한 법률사업에 뛰어들었다.
민주노총은 올해 제32기 사법연수원생을 대상으로 산하 법률원에 근무하는 변호사 공채를 실시, 서상범(33) 변호사를 채용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88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서 변호사는 대학 3학년때 '선배와의 대화' 프로그램에서 만난 외교관 선배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외교관을 지망, 학업과 군생활을 마치고 95년 2월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막상 외무부 근무를 시작하고 나니 관료사회 특유의 엄격한 서열주의가 적성에 맞지 않는데다 한국 바깥이 아닌 국내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조직내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려면 적어도 과장은 돼야 하는데, 거기까지 14년정도가 걸리거든요. 그에 비해 사법시험은 연수원만 나오면 최소한의 발언권은 주어진다는 생각에 그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서 변호사는 결국 이듬해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법시험공부를 시작, 지난 2000년 합격했고 사법연수원 생활을 거치면서 대학시절 가졌던 노동문제에 대한 고민을 되짚어보게 됐다.
1월 중순부터 서울 영등포의 민주노총 사무실로 매일 오전 8시30분까지 출근, 하루종일 밀려드는 체불·산재·해고 등 사건들과 씨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 변호사의 장래 관심사는 노동자 경영참가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문제.
"독일의 '노사 공동 결정법'처럼 노동자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노동자의 권익향상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명성 제고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고 서 변호사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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