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삭풍과 훈풍이 불고 있다.
삭풍은 부산에서 충청도로 불고 있으며 훈풍은 대구와 광주를 거쳐 수도권으로 올라가고 있다.
충청도의 삭풍은 수도권에도 미치고 있다.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프로야구의 승부가 이미 시작되었다.
감독과 선수들이 땀을 쏟는 동계훈련장에서 구단의 사무실까지 승부의 초시계는 긴장을 자아내는, 규칙적인 소리를 울리고 있다.
'투자한 만큼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명제를 떠올리면 몇몇 구단은 스토브리그의 작은 실책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날 때 나중에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지 모른다.
롯데 자이언츠는 '거인'이라는 팀명에 어울리지 않게 '좁쌀 영감'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정태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다년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자 재계약포기라는 방법으로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롯데 구단은 지난해 참담한 성적으로 부산 팬들의 외면을 받은 뒤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지만 유니폼을 새로 바꾼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박정태는 롯데의 상징적인 선수로 그에 대한 처사는 다른 선수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
원래 투자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롯데는 부산 야구 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사직구장에 열정적인 3만여명의 팬들로부터 성원을 받았던 롯데는 구단의 인색한 경영이 누적되면서 그 많던 팬들을 등돌리게 했다.
유승안 감독을 영입, 팀 분위기를 새롭게 하던 한화 '독수리'는 잘 날다 엉뚱한 방향으로 궤도를 벗어났다.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려 했으나 구단 사장이 바뀌면서 제주도로 전지훈련지를 변경한 것이다.
한 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좋은 비료를 주어야 하나 그들은 싼 비료를 사는 데 매달렸다.
겨울 내내 따뜻하지만은 않은 제주도에서 동계훈련이 충실치 못할 때 선수들의 부상 확률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두산은 선수를 비싸게 키워 되파는 팀답게 진필중을 기아에 팔았고 현대도 최근 어려워진 재정에 신경을 기울이면서 박재홍을 내다 팔았다.
이는 잘못이랄 수 없는 구단 나름의 경영방식이지만 팀 분위기를 띄우지는 못한다.
삼성은 선수들에 대한 대우를 충분히 해줬고 기아와 SK는 전력을 강화하면서 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스토브 리그의 실책은 시즌 들어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나 결코 무시할 수도 없는 부분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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