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수재민 새집 입주

입력 2003-01-30 17:34:30

"수해에다 컨테이너 생활로 마음 고생이 많았지만 이제 모두들 새 집에 입주해 이번 설은 푸근하게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로 마을내 50가구중 12가구의 주택이 물에 떠내려갔던 김천시 봉산면 상금2리의 이장 이희주(46)씨는 최근 침체됐던 마을 분위기가 새집 입주로 다소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전 입주한 이 마을 이우석(56)씨는 "또 있을지 모를 수해에 대비해 집을 더 튼튼하게 지었다"며 "지난 추석때는 정말 서글펐는데,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번 설은 정말 푸근하다"고 기뻐했다.

이 이장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여름에 비가 많다던데, 올들어 눈이 자주 와 벌써 걱정이 앞선다"며 "마을앞을 지나는 금화천과 금화저수지의 빠른 복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상금2리 수해 가구중 아직 주택 복구를 못한 가구가 한 집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류재출(78)씨는 수해로 본채를 잃고 현재 아래채에서 생활하는데, 집이 수해가 있은후 뒤늦게 무너지는 바람에 정부 지원금을 받을 신청 기간을 놓쳐버린 것.

이때문에 류씨 부부는 화장실도 없는 단칸 방에서 불편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수해로 집을 잃어버린 가구는 김천시내에 총 511가구.

이중 502동이 현재 복구돼 거의 입주를 마쳤고, 나머지 구성면 4가구, 지례면 3가구 등 9가구는 올 3월 입주 또는 착공될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까지 컨테이너 생활을 하고 있어 이번 설에도 컨테이너에서 차례를 지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한편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29일 오후 상금2리 마을을 찾아 설을 앞두고 입주를 마친 수해민들과 수해복구에 여념없는 김천시청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새로 지은 집들을 일일이 돌러본 이 장관은 "설밑에 수해민들을 걱정했는데, 집을 잘 지어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말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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