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株價 '600 붕괴'의 교훈

입력 2003-01-28 17:03:46

세계 경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주가 600선이 무너졌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포인트 하락한 593.09 로 마감해 지난해 10월 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43.4를 기록,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유엔안보리 결과 보고가 있은 이날 뉴욕증시도 급락, 다우존스지수 8천선이 붕괴됐다.

무기사찰단은 이라크의 협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림으로써 전쟁 위기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져 투자자들을 투매로 내몰았다.

국제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것도 이같은 불안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달러화 대 원화가치는 장중 한 때 1천160원대로 올라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가격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장중 370달러선을 넘어서 6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국제금융투자자 소로스조차 "세계경제가 주가폭락 등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침체 심화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사정은 더욱 어렵다.

미.이라크 전쟁이 다음달 중순으로 기정 사실화되면서 온갖 악재들이 부풀려져 있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주 말에는 인터넷 대란이 발생, 일부 기관들의 '손절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핵 문제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까지 겹쳐 투자심리는 싸늘하게 식은 상태다.

문제는 주가 반전(反轉)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새 정부는 올해 7%성장을 장담하고 있으나 국제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다보스 포럼에서 "IT지출이 향후 2~3년내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우리의 주력인 IT산업이 그렇게 밝지 못하다.

새로운 정책이 날마다 쏟아지고 있지만 새 정부의 욕심처럼 '공격적'인 정책이 능사일 수는 없다.

위기에는 '방어'도 훌륭한 정책임을 주가 600선 붕괴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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