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의 하와이주립대 마노아 캠퍼스에 가면 한국인에게 낯익은 건물에 눈길이 멈춘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대학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전통 건축양식으로 건립된 한국학연구소(사진·소장 애드워드 J 슐츠). 하와이대에는 중국학 및 일본학연구소도 있으나 한국학연구소만 웅장한 2층짜리 자체 건물을 보유, 하와이에서 차지하는 한국문화의 비중과 한인의 위상을 읽을 수 있다.
연구소의 본관은 경복궁 근정전을, 팔각정은 향원정을 본떠 설계했다.
기와지붕을 떠받치는 돌기둥과 처마 아래 화려한 색상의 단청이 시선을 끌어 사진촬영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 건물은 지난 72년 착공, 80년 3월 준공됐는데 사업비 200만달러 중 3분의 2를 한국정부와 하와이주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한인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충당했다.
이 곳에선 소장과 3명의 상근 직원 이외에 한국학 교수 18명이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전통무용, 문학과 역사 등 10여개 분야에 걸쳐 강의하면서 한국문화 전반에 걸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대학원생 60여명이 한국학 강의를 듣고 있다.
본관에는 한국 전통문화 관련자료도 전시돼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 5~8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동서문화센터와 공동으로 '한미관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학술회의를 마련하는 등 학술활동도 활발하다.
하와이대는 지난 54년 한국어 강의를 시작했으며 63년 첫 한국사 강좌에 이어 72년 한국학연구소를 설립, 한국학 연구를 본격화했다.
이 학교는 1943년 5월4일 미국 대학 중 최초로 한국문화 관련논문과 서적을 갖춘 한국도서실을 설치했다.
이 대학의 한국인 유학생은 지난 2000년 봄학기 144명, 2001년 가을학기 170명 등 증가추세에 있다.
호놀룰루=강병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