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먹통'시민항의 빗발

입력 2003-01-27 15:31:37

25일 오후 발생한 전세계적인 인터넷망 마비 사태로 대구.경북에서도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당하고 쇼핑몰 등 관련 기업들이 피해를 입는 등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

원인 모를 인터넷망 불통사태가 계속되자 통신업체와 언론사 등에는 이날 오전부터 "연결시간이 지연되고 다운이 잦다"는 문의.항의가 빗발쳤고, 오후 2시45분쯤엔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완전 마비되기에 이르렀다.

그 후 여행사.항공사.철도청.병원.은행.영화관.PC방 등의 예약.발권 업무와 영업이 마비 상태에 빠져들었으며,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업체는 이날 오후 내내 항의전화에 진땀을 흘렸다.

최모(31.대구 범어동)씨는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예약하던 중 신용카드 번호까지 입력한 상황에서 갑자기 사이트가 다운돼 버렸다"며 "예약이 제대로 됐는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구 수성2가 ㄷPC방 서모(49)씨는 "인터넷 불통으로 손님들의 항의가 빗발쳐 커피 등 서비스로 보상하려 했으나 결국엔 이용료를 되돌려준 뒤 오후 6시쯤 문을 닫아야 했다"고 말했다.

대백프라자 전자상거래팀 정석환 대리는 "서버가 다운되면서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외부에서 발생한 문제여서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며 "그때문에 인터넷 주문량이 평소보다 80~100건 가량 줄어 손실이 컸다"고 했다.

대구 곽병원 관계자는 "인터넷망 마비로 확인이 불가능해 보험카드가 없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일단 일반환자로 처리한 뒤 나중에 다시 병원에 들러 병원비를 환급받도록 안내했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입학원서를 받고 있는 대구산업정보대, 대구과학대, 대구공업대 등 지역 전문대들과 인터넷 뱅킹 등 은행 업무도 차질이 빚어졌다.

국내외 여행객과 주말 영화.공연 관람객들은 여행사, 공항.역, 극장을 직접 찾아가 티켓을 사는 불편을 겪었다.

기업.관공서 등의 인터넷서버 관리자들은 본격적인 업무가 재개되는 월요일의 혼란을 막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서버 복구에 밤샘 작업을 벌였으며, 26일 오후 들어서야 전국 대부분 인터넷망이 정상화됐다.

한편 포항지역에서도 인터넷망이 다운된 지난 25일 공단업체들중 상당수가 휴무한 토요일이었던 탓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포스코, INI스틸 등 대기업들은 이날 오후늦게 비상연락망을 통해 전산관련 직원들을 소집해 27일 새벽까지 전산망 점검작업을 통해 업무재개 이후 우려되는 조업차질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27일 오전 일찍 출근한 직원들이 이상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거의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하면서 속도가 떨어져 이메일 발송중단 사태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등 후유증도 빚어졌다.

28일 전자입찰을 앞두고 있던 공단의 한 업체에서는 응찰자들이 27일 도면과 제품소개서.사진 등을 보내려 했으나 처리속도 저하로 파일이 큰 이메일의 전송에러 사태가 발생, 입찰일자를 하루 연기하기도 했다는 것.

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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