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몰려 드는 곳에는 늘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대구에서도 한때 향촌동, 동성로 일대가 볼거리 먹을거리골목으로 젊은이들이 들끓더니만 어느새 삼덕동으로, 지금은 들안길로 옮겨 갔다.
서울의 종로2가 낙원상가 뒤편 인사동 역시 마찬가지. 한때 화랑이 많고 먹을거리도 풍부해 문화거리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 인사동골목은 서서히 '전통과 문화의 거리' 로서의 풍모를 잃어가고 있다.
이곳을 정비하면서 잡상인들이 크게 늘었고 부동산 가격도 평당 5천만원으로 껑충 뛰면서 부담을 느낀 화랑들이 하나 둘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전통 문화거리로 면모를 잃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도 인사동에는 젊은이들과 문화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 당선자가 등장하고 부터는 이 거리가 밤정치 무대로 크게 뜨고 있다한다.
종전까지 밤정치 무대는 신문로 파출소 뒤편의 한정식집, 강남의 룸살롱, 특1급호텔 식당 등 이었다.
화려한 곳을 싫어하는 노 당선자의 취향도 있지만 인사동은 노 당선자의 옛 지역구이기도 해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이곳은 젊은 노무현 사람들이 자주 찾던 곳 이었다.
◇노당선자 측근 대구출신 이강철씨도 이곳이 단골무대다.
한글이름의 카페들과 단란주점들이 다닥다닥 늘어선곳, 이들은 허름한 카페와 선술집에서 그냥 만나 즉석토론을 벌이다가도 술이 거나하면 2차로 노래방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설렁탕집 아줌마나 아구찜 아줌마도 이들과 함께 어울리기도 한다.
큰 부담도 없다.
노무현 사람들이 정치권 풍속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식사장소 먹는 음식까지 과거 정권 핵심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음식문화도 달라졌다.
김대중 정권 회식자리의 대표 메뉴가 '목포홍어와 산낙지' 였다면 노 당선자측은 '부산 아나고'다.
선거유세 당시 부산 아나고아줌마가 뜨면서 친근해진 탓도 있지만 노 당선자 자신이 경남출신이고 측근과 인수위에 영남출신 인사가 대거 기용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DJ정권때 고급 한정식집에서 빼놓지 않고 내 놓았던 완도 주산지인 매생이국 대신 낙동강 하구 주산지인 재첩국이 등장하는 일도 빈번해 졌다 한다.
◇노 당선자측이 "이러 이러한 음식을 만들어 주시오" 하지는 않았을 터. 음식점주인의 재빠른 상술이 빚은 현상이지만 정권이 바뀜에 따라 음식과 활동무대, 장소까지 바뀌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우리는 지금의 노당선자의 행보가 옛 정권과는 달리 서민과 훨씬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허름한 선술집에서, 대중목욕탕에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 누가 아랴.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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