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회담 1차 전체회의 이모저모

입력 2003-01-22 09:43:38

○…제9차 남북 장관급회담 제1차 전체회의가 22일 오전 10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다.

회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와 김령성 북측 단장은는 날씨와 숫자 '3'을 소재로 환담했으며, 북측이 갑자기 공개로 회의를 진행할 것을 제의, 한때 남측이 당황하기도 했다.

북측의 김단장은 "그럽시다.

오늘 아침에 회담을 생각하면서 잘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제도 얘기 했지만 우리 조상들은 석 '3'을 길수로 여겼다.

세상 구성요소도 천.지.인 등 3요소로 돼있고, 시간의 흐름도 과거 현재 미래이고, 인생도 전생현생 후생, 절을 해도 3번, 만세도 삼창을 선호했다.

원시적으로도 단군 탄생일도 10월3일이다.

우리 대표단으로 말하면 9차회담의 숫자 '9'도 삼이 서이(세번) 합한 것이다.

9차 회담은 이모 저모로 길수도 많고. 조국통일 3대원칙도 3원칙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조국통일 3대원칙대로만 하면 통일조국을 빨리 이룰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회담이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우리 지혜를 합쳐서 토의를 잘해보자. 겨레에게 기쁨을 두루 안길 수 있도록 하자. 오늘 회담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외에 알리는 방향에서 공개적으로 하자"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하자".

제9차 남북 장관급회담의 남북 양측 수석대표는 첫 전체회의 환담에서부터 회의의 공개와 비공개를 둘러싸고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북측 김령성 단장은 민족의 기대에 부응하고 서로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공개회의를 제의했고 남측 정세현 수석대표는 관례에 따른 비공개 회의를 주장해 결국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단장은 "국민의 정부 마지막이고, 2003년 새해들어 처음하는 북남 회담에 민족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오늘 첫 회의는 쌍방의 입장을 알리는 방향에서 공개적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한측 정 수석대표는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하자. 기자들도 (공개회담에) 준비가 안돼 있을 것이다"며 가벼운 설전을 벌였다.

김 단장은 재차 "오늘 회담에서는 크게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첫 날에 겨레가 기쁘게 생각할 것을 내놓자"라고 했으나 정 수석대표가 "옆에 사람들이 있으면 집중이 잘 안된다.

회의가 끝나면 정리해 어차피 언론에 설명을 한다.

오히려 기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하자"고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따라서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북한이 공개회의를 제안한 것은 핵문제가 남측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강조하고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족공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논리를 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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