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공양보시로 점심을 굶어야 할 입장인 많은 시민들에게 무료 공양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17일 오전11시30분부터 대구시 삼덕동 대구사원주지연합회 무료급식소 '불자의 집'에서 점심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최근 얼굴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두들 알고있다.
비록 크진 않지만 아름다운 작은마음들이 모아져 오늘의 점심이 되고있다는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연락처나 이름도 알리지 않고 매주 토요일이면 20kg짜리 쌀을 한 포대 보내거나 한달에 두차례 꼬박 달걀 10판(300개)을 갖다 두고 가는 '얼굴없는 불자' 가 있는가하면 미역이나 호박 등을 몰래 갖다두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한 것.
쌀을 주는 주인공을 찾기위해 6개월 넘는 수소문 끝에 "어느 불자가 이름을 밝히지 말고 그냥 전해 주라고만 했다"는 것이었다.
인근 치킨식당 주인일 것으로 짐작 할 뿐 '본인의 조용한 보시뜻'을 받들어 속으로 고마움만 전하고 있다.
트럭행상하는 계란장수도 몰래 보시하다 어쩌다 급식소 사람자들과 부딪치면 "저도 불잡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떠나 버려 아직 아무 것도 파악 못했다.
그래서 급식소 사람들에게는 그냥 '달걀파는 아저씨'로만 통한다.
급식소 김대희(52) 운영위원장은 "감사표시도 못해 늘 미안할 뿐"이라며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가벼운지 모른다" 고 했다.
급식소가 문을 연 뒤 빠짐없이 찾는다는 권오덕(48·안동)씨는 "노숙 생활하며 구청 공공근로에 나가 한푼이라도 아끼려 점심을 여기서 해결한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려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더욱 힘이 난다 "고 말했다.
불자의 집은 지난해 6월부터 삼덕동 주차장건물에 매주 목 금 토요일에 점심을 제공하고있으며 요즈음은 하루 평균 100~150여명이 이용하고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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