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처방-디스크 잘못된 상식

입력 2003-01-21 09:26:55

추운날 허리가 갑자기 아픈 경우가 많다.

갑작스럽게 허리가 아프면 대개는 디스크병을 걱정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디스크병으로 알려져 있는 디스크탈출증의 특징은 허리가 아프다가 허리 통증이 사라지면서 엉덩이 혹은 다리가 저리는 통증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한방에서는 좌골신경통으로 알려져 있다.

디스크병은 보통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약·주사·통증치료·물리치료·침·뜸)으로 호전되지만 자주 재발한다.

왜 재발이 잦을까? 이런 방법은 돌출된 디스크를 없앨 가능성이 낮으며 단지 신경주위의 환경이 돌출된 디스크의 상태로 적응토록 도와줄 뿐이기 때문이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호전되지 않을 경우엔 결국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받지 않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

디스크 병을 앓는 환자가 수술을 꺼리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가 '수술을 하면 허리를 못쓰게 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다.

수술을 않고서도 낫지 않겠냐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수술을 기피하게 한다.

물론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디스크 병의 증상이 나타난 지 2개월 이상 지나면 더 이상 비수술적 치료로는 완치가 안되므로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술한 주변 사람들의 결과가 좋지 않아서 수술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크게 네 가지. 첫째, 이들은 디스크병으로 수술을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허리의 다른 질환으로 수술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허리에 나사못이나 심지를 박는 등의 기구를 삽입하는 수술은 거의가 디스크와는 거리가 먼 질환이다.

배에 수술했다고 모두 맹장염이 아니듯이 허리 수술이라고 해서 모두 디스크 병으로 수술을 한 것은 아니다.

이런 수술을 한 질환 중에는 디스크 병으로 수술한 경우가 가장 성공률이 높다.

둘째, 환자가 수술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경우이다.

수술 전보다는 증상이 많이 좋아졌는데 평소 건강할 때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에 수술에 불만을 갖는 것이다.

셋째는 수술 후 다리 땅기는 것은 좋아졌는데 허리 아픈게 좋아지지 않는 경우. 원래 디스크병은 허리가 안좋아서 디스크가 돌출돼 다리가 땅기는 것이므로 이를 제거해 다리 땅기는 것은 좋아졌지만 허리 안좋은 상태는 그대로 남는다.

이런 경우는 본인의 재활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다음은 실제로 수술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는 진단이 정확하지 않았거나 다른 질환을 동반한 경우, 너무 신경이 손상돼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 등인데 이는 전체 수술환자의 10% 이내에 불과하다.

재발에 대한 우려도 수술을 기피하는 이유의 하나. 실제로 디스크 병이 있는 경우엔 증상이 좋아져도 돌출된 디스크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자주 재발한다.

수술한 경우엔 돌출된 디스크가 제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재발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재발하더라도 요즘은 수술방법이 발달해 재수술도 수월하다.

재발은 대개의 경우 수술때문이 아니라 허리 자체가 안좋은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을 한 환자들은 노년에 척추 협착증이 생길 우려는 있다.

이는 신경이 지나는 길이 좁아진 것으로 디스크 병과는 다르다.

대개는 약물치료로 호전된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덜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막이 터지지 않은 젊은 사람의 디스크 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국소마취를 해서 실시하고 신경을 직접 건드리지 않으므로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오랫동안 시행돼 온 일반적인 디스크 제거 수술도 미세수술의 발달로 최근엔 2, 3cm만 절개하면 가능해 조직의 손상과 통증이 적어 수술 다음 날이면 걷는데 큰 불편이 없다.

또한 부분 척추 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하므로 전신마취의 부담이 없고 수술 전 금식이나 미리 입원해야 하는 불편이 없다.

요즘은 어떠한 수술방법이든지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이 가능하고 1, 2주가 지나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장철 원장(바른등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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