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 '디지털 날염' 붐

입력 2003-01-21 09:31:03

대구 섬유·패션 업계에 디지털 날염((Digital Textile Printing;DTP)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DTP는 제품 공정을 대폭 줄여 부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수작업보다 훨씬 더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 이를 도입하는 업체마다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전문 연구기관 및 학계도 포스트밀라노, 관련 학회 개설 등을 통해 DTP 활성화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업계 DTP 붐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1월부터 DTP를 활용해 손수건, 넥타이, 스카프를 생산하고 있는 ㅂ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3억원으로 원년 5천만원에 비해 6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 캐릭터 등을 개발해 대구, 상해 등지의 국제섬유박람회에서 인지도를 높인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5억원으로 늘렸다.

이 회사 정순식 대표는 "디지털날염은 10~15일이나 걸리는 생산 공정을 단 하루로 줄여 경비를 30%이상 낮출 수 있다"며 "표현 범위가 무궁무진한데다 사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세밀한 디자인이 가능해 국제 경쟁력도 뛰어나다"고 했다.

코코 박동준의 대표 박동준 디자이너는 지난해 5월과 이달 초 2차례에 걸쳐 피카소와 국내 여류화가 이명미씨의 작품을 DTP 기술로 디자인한 패션쇼를 개최했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디자인에 독일 ZDF 방송이 극찬을 아끼지 않는 등 패션쇼는 국내외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실제 그림과 똑같은 느낌을 주고 부분별 색상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 DTP를 이용하고 있다"며 "대구 패션계에 DTP를 활용하는 업체들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염색기술연구소는 200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년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DTP용 면, 폴리에스테르, 실크, 나일론 원단 개발에 성공, 10~15달러에 이르던 각종 원단을 4~5달러의 저렴한 비용에 공급해 DTP 시장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염기연의 DTP 관련 지원 업체수는 모두 130개로 2001년에 비해 22건 늘어났고 지원건수도 2001년 164건에서 지난해엔 181건으로 증가했다는 것.

염기연 손준혁 담당 연구원은 "대당 3천만원에 이르는 DTP 프린트기가 10대도 채 안돼 업체 이용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포스트 밀라노를 통해 DTP 센터를 건립하고 100대 이상의 프린트기를 도입, DTP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1년 5월부터 DTP 교육 강좌를 개설한 영남대학교 지역협력연구센터도 올해 안으로 학회 개설 및 자격증 도입을 추진, DTP 활성화에 동참키로 했다.

센터 홍성철 팀장은 "지금까지 졸업생 50여명 전원이 취업에 성공했고 업체로부터 인원 요청이 쇄도해도 사람이 없어서 못보낼 지경"이라며 "DTP 전문 인력 양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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