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0년 전인 1983년까지만 해도 대구에서는 먹을 물이 모자라 격일 급수가 실시되고 있었다.
그때 금호강 오염도(BOD)는 무려 111㎎/ℓ에 달했다.
물 부족은 1984년에 해결됐고, 금호강 오염도는 이제 6㎎/ℓ로 떨어졌다.
현재 평가되는 대구의 상하수도 수준은 국내 최고.
대구의 물 문제에 관한 한 지난 20년은 가히 '천지개벽' 했다고 말해 부족할 것이 없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대구 '물 위기' 극복에 첫발을 내디딘 지 만 20년 되는 해이다.
◇물을 실어다 먹던 시절=1983년까지만 해도 상수도 급수량이 모자라 대구시민들은 격일제로 급수 받거나 가뭄이 극심한 여름철에는 급수차로 물을 공급 받아 써야 했다.
가창댐 물에 대부분을 의존하다 1969년 낙동강 1차 사업(10만t) 및 1976년 2차 사업(12만t) 준공, 1982년 공산댐(4만t) 통수를 완료하고도 대구시내 생활용수 급수량은 1983년까지 겨우 33만t에 불과했기 때문.
격일제 급수는 1984년 낙동강 3차 확장(매곡정수장 건설) 통수 이후에야 극복됐다.
5차 확장 사업이 진행 중인 현재의 하루 공급량은 생활용수 157만t, 공업용수 24만t 등 181만t에 이르고 있다.
그 중 낙동강 물이 74.6%, 운문댐.가창댐.공산댐 물이 25.4%이며, 생활용수는 매곡정수장에서 51%가 생산되고 그 외 두류.고산.가창.공산 등 4개 정수장도 가동되고 있다.
이같이 매곡정수장이 중요한 역할을 맡자 돌발사고에 대비해 이 정수장 맞은 편에 지난해 말부터 127억원을 투입해 매곡배수지를 건설 중에 있다.
내년 6월 준공 예정. 공업용수는 죽곡.달성 2개 정수장에서 공급한다.
현재의 상수도 보급률(99.2%)은 7대 특별.광역시 중 서울 다음이며, 유수율(총 정수량 중 돈을 받는 양, 79%)은 광주에 이어 2위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에 대비한 상수도 시설 건설은 지금도 계속돼, 달성 매곡취수장 상류 3㎞ 지점에 하루 20만t 생산 규모의 문산 취.정수장 공사(공사비 1천594억원)가 2000년 착수돼 2006년 6월 완료될 예정이다.
◇겨우 벗은 최악 오염도시 오명=대구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하수도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꼭 90년 전인 1913년이었다.
현재의 경상감영공원∼시청 사이에 길이 450m 정도의 도로를 만들면서 함께 건설한 것.
그러나 공업화와 함께 1970년대부터 하수 배출량이 증가하자 금호강은 죽은 강으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다.
대구시내 공단의 물들이 합류된 후 첫 측정점인 금호강 강창교 지점의 BOD는 1984년 무려 111㎎/ℓ에 이르렀다.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첫 하수처리장 건설 공사가 시작된 것은 만 20년 전인 1983년이었다.
그것이 달서천 하수처리장. 4년 뒤 이 공사가 완료되자 금호강 강창교 지점 오염도가 98.7㎎/ℓ(1988년)로 떨어졌다.
이런 효과를 노려 대구시는 달서천 완공 직후 곧바로 신천처리장 건설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런 중에 1992년 페놀사태가 터졌다.
전국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한 이 사건은 하수처리장 건설을 대구의 최대 과제로 부상시켰다.
무려 4천억원이 투입됨으로써 대구의 다른 분야 투자가 위축됐을 정도. 1993년엔 신천처리장, 94년엔 달서천 확장, 97년엔 서부.북부 처리장, 97년엔 신천 확장, 99년엔 서부 확장 공사까지 준공됐다.
이로써 대형 하수처리장은 모두 건설된 것.
그 후 작년엔 지산.안심 등 소형 처리장들의 건설도 완공을 보기 시작했다.
현재 처리 가능한 생활 오폐수는 하루 188만t. 하수 발생량 154만t을 전부 처리하고도 남는 용량을 갖췄다.
게다가 6개 하수처리장 전부에는 전국 최초로 고도처리 시설까지 갖췄다.
이는 부영양화.적조의 주범인 질소.인까지 제거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
현재의 강창교 지점 오염도는 6㎎/ℓ 수준. 붕어.잉어가 살 수 있는 수질이다.
더욱이 금호강이 합류된 후 낙동강 첫 측정점인 고령교 지점 수질은 피라미도 서식할 수 있는 3㎎/ℓ수준으로 개선됐다.
◇남은 과제=상수도 시설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은 여전히 있다.
배수관로가 갖춰지지 못한 인구 과소 지구가 그것. 공산지역은 급수율이 59.8%에 불과해 수돗물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6천500여명에 달한다.
달성군의 급수율 역시 91.7%로 미급수 인구가 4천500여 가구 1만3천여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57억3천800만원을 들여 공산지역에 가압장.배수지를 만들고 공산댐~백안동 사이 10.2㎞ 배수관 부설 공사를 2000년에 착수, 오는 5월 배수지 공사부터 완료할 예정이다.
달성군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문양.구지.논공 등의 배수지 3개를 확장하고 2개를 새로 만들기로 했고 구지가압장 건설은 끝냈다.
올해 말까지는 급수율을 93%로 높일 예정.
하수 처리와 관련해 대구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하수관로 건설이다.
하수처리장 만드는데만 급급하다 보니 배출원∼처리장 사이 하수관로는 제대로 만들지 못해, 빗물까지 뒤섞여 처리장으로 흘러듦으로써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또 인구 300만 시대에 대비해 구지.하빈.달성신도시 및 공단 등에 하수처리장을 증설하는 일도 과제로 대두돼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426억원을 투입해 신도시엔 내년 이후, 구지.하빈엔 2006년 이후, 위천엔 2010년 이후 처리장을 만들 계획이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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