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에 흙탕물을 끼얹는 치매, 우리에게도 '노망'이라는 친숙한 용어로 다가온 치매, 그래서 암 못지않게 극복해야할 병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오히려 암보다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 줘 최근에는 이로인해 천륜을 거스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치매노인을 혼자 버려두는가 하면 지난해 말 대구에서는 며느리가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늑대로 보인다"며 때려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유대계 독일인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는 1906년 노망증세로 죽은 한 여환자의 대뇌 부검 결과 지금까지 의학계에 알려져 왔던 치매와는 다른 종류임을 밝혀냈다.
이렇게 해서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치매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2050년 쯤이면 미국에서만 1천400만명이 알츠하이머 병에 시달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명배우 찰턴 헤스턴도 이병에 걸렸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우종인 교수팀이 서울 관악구에 2년반 이상 거주하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 6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명중 8명이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4%는 뇌세포에 이상 단백질이 쌓여 뇌세포가 파괴되는 알츠하이머 치매 였으며 2%는 뇌경색 및 뇌출혈 등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 0.8%는 기타 치매 였다는 것. 우 교수는 "치매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많아져 85세 이상은 3명중 한명꼴"이며 남성보다 여성이 거의 배나 많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환자는 31만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50대 이상되면 치매 노이로제에 빠지기 일쑤. 어떤 이는 차를 끌고 시장에 갔다가 차는 둔채 짐만 들고 오는가 하면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쓰레기 버리러 갔다가 친구 만나 얘기하다 '깜박'하고 불까지 낸 사람도 있다.
이대로 가다간 치매환자가 되는건 아닌지 불안하다.
많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될 것이란 걸 알고 있다.
주변에서 친지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고통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거나 수도 없이 들었기 때문. 제대로 돌보려면 가족 한두명은 생활을 포기하고 매달려야 한다.
▲그래서 상당수 치매초기에 있는 사람들이 남모를 고민을 하고 있다.
이대로 살다가 세상에 버림받고 자식에게까지 몹쓸 짓을 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릴까, 아니면 치매 요양병원에 들어가 버릴까 등등. 최근 초기 치매환자들이 이같은 이유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따라 대책이 시급하다고 한다.
치매의 전단계인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자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제 치매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다.
노인문제와 더불어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일반 치매환자들도 수용할 수 있는 전문시설 확충이 시급한 것이다.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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