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방헬기 추락-수색 어떻게 진행됐나-추락지점 몰라 우왕좌왕

입력 2003-01-20 17:27:23

대구소방본부 소방항공대가 '달구벌2호' 헬기에 문제가 생긴 것을 감지한 것은 이 헬기 이륙 100분쯤 뒤인 18일 오후 5시쯤이었다.

귀환 시간이던 5시까지 헬기로부터 연락이 없어 통신을 시도했으나 두절됐음을 확인한 것.

이에 소방항공대는 자체적으로 교신을 시도했으나 실패, 소방본부 상황실에 오후 6시15분쯤 이 사실을 보고했다.

소방본부는 대구시·행정자치부·대구경찰청 등에 이 사실을 즉각 보고·통보하고 협조를 요청하면서 전 직원을 비상 소집했다.

실종 헬기의 소재 파악에 나선 소방본부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이 도움될 것이라고 판단, 7시20분쯤 SK텔레콤, 7시50분쯤 KTF 등에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의뢰했으나 협조가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소방본부는 다시 경찰을 통해 휴대전화사들에 탑승자들의 위치 추적을 의뢰, 밤 9시5분쯤에야 첫 결과를 통보 받았다.

실종된 유병욱 조종사의 오후 6시43분 현재 휴대전화 위치가 합천천 묘산면 반포리로 확인됐다는 것이었다.

오후 4∼5시쯤엔 쌍백면 하신리가 위치로 잡혔다.

이에따라 대구 소방본부는 밤 9시20분쯤 경남소방본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첫 지원 인력인 합천경찰서 병력이 출동한 것은 밤 9시35분쯤이었고, 10분 뒤에는 거창소방서 인력 60여명이 투입됐다.

대구소방본부는 김신동(51) 본부장 지휘 아래 350여명의 선발대를 파견했다.

대구소방본부에는 사고수습 대책본부(본부장 김신동 소방본부장)가, 합천 묘산초등학교에는 경남소방본부의 현장지휘소가 설치됐다.

그 당시의 주 수색 대상지는 해발 1천133m의 반포리 오도산과 하신리 일대. 실제 추락 지점인 합천호로 수색이 집중된 것은 실종 헬기가 합천호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봤다는 유일한 목격자가 나타난 밤 10시40분 이후가 돼서였다.

개인택시 운전기사인 이종립(55)씨가 "오후 4시30분쯤 봉산면 계산리 앞 합천호에서 헬기가 수면 위에 정지한 채 한참 동안 머물러 있었다"고 증언한 것. 그러나 그때는 벌써 어둠이 내려 수색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구조대도 밤 11시30분쯤 일단 철수했다.

합천호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수색작업은 19일 날이 밝은 후 시작됐다.

기존 인력 외에 대구경찰, 2군사령부 병력, 삼성 3119구조단 등도 가세했다.

이날 투입된 것은 헬기 10대, 고무보트 9대, 3개조로 나뉜 수색대 830명(소방대원 440, 의용소방대 140, 경찰 200, 기타 50명) 등이었다.

18, 19일 이틀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소방대원·경찰관·군인 등 2천여명의 인력과 119구조대 장비가 투입돼 묘산·봉산·대정·용주면 및 합천댐 일대에 대해 수색작업을 벌였다.

첫 고리가 풀린 것은 19일 오전 8시40분쯤이었다.

대구소방본부 '달구벌1호' 헬기가 합천댐 상류 봉산면 고삼리 물가에서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샌 정비사 장성모(40)씨 등 생존자 5명을 발견한 것. 저체온증·탈수증에 시달리던 5명은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남은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실종자 찾기. 대구소방본부는 수난안전협회원 등 전문 구조인력과 구조보트 5대를 호수에 투입했다.

그러나 수심이 60~70m나 될 정도로 깊은 지점인데다 물마저 흐려 20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침몰한 헬기 동체 인양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음파 반사파를 이용해 물체를 찾는 '소나'(음향 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바닥에 암반 구조물이 많아 애를 먹고 있다는 것.

김차수 지휘본부장(행정자치부 중앙119 구조구급과장)은 19일 오후 7시 대책회의를 열어 "실종자가 생존해 있을 확률이 매우 낮다"고 판단, 일단 구조단을 철수시킨 뒤 20일 오전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20일부터는 해군 특수부대인 UDT와 SSU의 지원을 받고 특수장비도 동원해 수색작전을 강화키로 했다.

'소나'로 인양 대상물을 발견하면 UDT요원 60명과 보트 12대, SSU대원 12명 등이 투입돼 인양을 위한 줄 걸기 작업을 하고, 군 시누크 헬기가 나서서 이를 끌어 올린다는 것.

실종 헬기는 2001년 12월 47억1천만원에 조달 구매한 것으로, 현대해상화재보험에 기체보험(배상한도액 44억7천400여만원)을 들어 둔 상태이다.

현재까지의 감가상각률(5%)을 감안하면 대구소방본부가 입을 금전적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 또 1인당 배상한도가 2억원으로 설정된 승무원·승객 상해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최악의 경우 실종자에겐 2억원씩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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