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화학탄두 발견

입력 2003-01-17 11:39:59

유엔 무기사찰단이 16일 이라크의 탄약저장소에서 11개의 빈 화학탄두를 발견함으로써 유엔 무기사찰 활동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유엔 사찰단은 이번 발견에 대해 이 화학탄두가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라크도 "대량살상무기 개발계획과 무관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유엔 사찰단은 이날 바그다드 남쪽 170㎞ 지점에 있는 우크하이데르 탄약저장소에서 1990년대 말에 지은 벙커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11개의 빈 화학탄두와 다른 탄두 1개를 발견했다고 사찰단의 우에키 히로 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찰단은 11개의 탄두는 122㎜짜리이며 다른 1개의 탄두는 추가 검사를 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엔의 한 무기전문가는 "이것 자체로는 별로 의미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발견품은 화학탄두도 생물탄두도 아닌 그저 빈 탄두"라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화학탄은 지난달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잘 설명되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화학탄두 발견에)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는 16일 유엔 무기사찰단이 발견한 빈 화학탄두들은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무관하며 지난해 12월 유엔에 제출한 금지무기 실태 보고서에 언급된 구식 무기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유엔사찰단의 이라크측 협력창구인 국가사찰위원회의 호삼 모하메드 아민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의 화학탄두들은 1988년에 수입한 단거리 로켓으로 "최소한 7, 8년 전에 유효기간이 만료돼 사용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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