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이나 화장실의 반투명 유리창은 도입 초창기부터 논쟁거리가 돼 왔다.
일부에선 지금까지도 벗은 몸이 비친다는 이유로 반투명 유리 대신 안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는 문을 선호한다.
그러나 요즘 짓는 새 건축물은 화장실이나 목욕탕 문 전체를 반투명 유리문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남들에게 들키면 민망한 욕실이나 화장실을 밀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의 인식 속이기는 하지만 화장실엔 갖가지 귀신들이 살고 있다.
달걀귀신, 백발의 할머니 귀신 등. 그래서 어린 시절 혼자 화장실 가기가 두려웠던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초등학생쯤 된 아이들 중에도 화장실 문을 반쯤 열어놓고 볼 일을 보는 아이들이 있다.
또 시골 집 화장실이라면 어머니나 할머니가 떠나지 않고 화장실 문밖에 지키고 서 있는지 연신 살피는 아이들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화장실에 혼자 가기를 꺼려 늘 친구를 동행하는 여성들이 드물지 않다.
화장실에 숨은 귀신 대신 이제 화장실 밖의 치한이 두려운 나이가 됐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이나 성인이 된 후에도 화장실과 목욕탕은 격리된 공간이며 두려운 공간인 것이다.
그래서 화장실과 목욕탕 문에 반투명 유리창을 선호한다.
반투명 유리문은 사람의 실루엣이 보일망정 몸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격리돼 있지만 안에서도 바깥의 동정을 느끼거나 살필 수 있다.
화장실과 욕실의 반투명 유리문은 사람의 격리심리와 방어심리를 오묘하게 완충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투명 유리창은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은 공간을 만드는 해법인 셈이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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