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재경(在京)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는 500여명이 넘는 출향인사들이 몰려 '고향 까마귀'의 정을 나눴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역과 나라 발전을 기원하며 2003년 계미년 한해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매일신문사가 주관하고 삼성전자와 대구도시가스가 후원했다.
○…매일신문 정재완 사장은 신년사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난해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깨우쳐주는 한 해였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새로 선출된 지도자와 힘을 합쳐 새로운 국가건설에 앞장서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또 "서울에서 활약하는 여러분이 솔선해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면 지역민도 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구·경북(TK)을 '형제자매'에 비유하며 감회를 밝혔다.
이 전 의장은 축사에서 "TK 정신이 뭐냐.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정의와 신의를 존중하는 마음"이라 규정한 뒤 "2·28 학생의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킨 고장이자 조국 근대화의 원동력인 새마을 정신의 발상지"라고 추켜세웠다.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도지사도 인사말을 통해 지역화합과 국운융성을 빌었다.
특히 조 시장은 오는 8월2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홍보와 시민프로구단인 대구FC 공모주 세일즈에 열을 올렸다.
조 시장은 "주식을 적게 사면 10년 뒤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발전도 하고 재산증식도 해 한마디로 도랑치고 가재도 잡아 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지사는 먼저 지난해 태풍 '루사'로 극심한 재난을 입었을 때 보여준 재경 인사들의 성원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재난으로 1주일씩이나 전화가 끊겨 고향 안부를 물을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 많은 출향인사 덕분에 지금은 긴급복구를 끝내고 항구복구에 착수했다"며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다.
새해를 맞아 나라도, 지역도 잘 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행사가 절정에 이르자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과 윤종윤 대구·경북도민회장이 건배를 제의했다.
김 회장은 "민족화합과 국난극복을 통한 조국번영의 발전"을, 윤 회장은 "TK 시도민의 기개를 더 높이자"며 "위하여"를 선창했다.
이어 축하떡 절단식에는 정 사장과 조 시장, 이 지사, 채문식·이만섭 전 국회의장, 신도환 전 신민당 총재, 김수학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 신국환 산자부 장관, 김동태 농림부장관, 강재섭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장,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나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김영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김영훈 회장, 정성진 국민대총장, 김상훈 부산일보 사장, 노희찬 대구상의회장, 김극년 대구은행장이 참석했다.
○…축배 제의에 이어 테너 최덕술 경북대 교수와 소프라노 이화영 계명대교수가 각각 '희망의 나라로'와 '꽃구름 속에'를 축가로 부르면서 행사장은 열기가 가득했다.
행사장 뒤쪽으로 대구시와 경북도에서 2003년 하계 U대회와 경주 엑스포 홍보판과 홍보 도우미들을 각각 배치, U대회와 경주 엑스포에 대한 지역인사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등 열띤 홍보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8선의 신도환 전 신민당 총재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지난 12대 국회를 끝으로 정계를 떠난 그는 "지금도 (정치를 그만두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아편과 정치는 죽어야 끊는다고 하는데 나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신 전 총재는 30년전 '정치인과 초년병 기자'로 만났던 KBS 기자출신인 이대섭 대구시민프로축구단장과 반갑게 조우하기도 했다.
○…참석자 중에는 지난 대선 결과를 못내 아쉬워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윤종윤 시도민 회장은 "뜻밖의 결과에 허탈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이 시간부터 마음을 비우자"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새정부 출범에 '적게' 기여한 도시로서 대구 현안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지만 비교적 많은 수의 지역출신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에 참여해 지역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상희 민주당 의원과 윤영호 한국마사회장, 권정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장영철 전 노사정위원장, 엄삼탁 국민생활체육협의회장, 이강철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 권기홍 인수위 사회·문화·여성분과 간사 등 상당수 여권인사도 참석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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