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원 모임 "개헌" 논의

입력 2003-01-07 18:53:32

한나라당의 경북출신 의원들은 6일 낮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당의 쇄신방안과 관련,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날 모임은 당.정치 개혁특위 활동이 본격화 되기에 앞서 도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키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의원들은 특히 권력구조 개편문제와 관련, 대부분 내각제 개헌론쪽으로 쏠렸다. 외유중인 김성조 의원과 와병중인 김찬우 의원을 제외한 지역구 의원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이날 모임에서 7명이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으며 2명은 소극적인 찬성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화 도지부장과 임인배 의원 등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있으며 대선때마다 심화되는 국론분열과 정국 불안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달성할 수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한 뒤 "당내에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잇따라 내각제를 제기함으로써 공론화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광원, 권오을 의원 등 5명은 "대선에 패한 한나라당이 내각제를 갑자기 들고 나오면 권력나눠먹기에 참여하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반대했다.

당의 지도체제와 관련해선 당의 효율적 운영 등을 이유로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즉 당 대표를 별도로 선출하거나 최고위원들과 함께 경선한 뒤 최고 득표자로 하고 그 권한을 현재보다 강화한다는 것이다.

중앙당 및 지구당 존폐문제에 대해선 점진적으로 축소키로 하는 한편 중앙당의 경우 국회활동을 지원하는 데 주력, 정책전문위원을 확대한다는 쪽이었다. 그러나 이인기 의원은 "지구당을 전면 폐지하고 국회의원 후보 등을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당의 이념적 지향점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칙을 토대로 중도 보수노선을 견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날 논의 결과가 향후 특위활동과 관련,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맞서 진통을 보였다.

정 지부장은 특위 위원인 김광원, 권오을 의원이 경북을 대표해 활동하게 된 만큼 논의결과를 특위에 반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즉 특위 논의결과에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반면 권 의원은 "논의 내용을 참고, 향후 특위 회의에 반영될 수있도록 노력해나가라는 뜻이지 구속돼선 안된다"고 맞섰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한나라 大選 패인분석 워크숍

한나라당 당.정치 개혁특위는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박형준 동아대교수와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을 발제자로 워크숍을 개최, 대선패배 원인과 향후 대책 등을 둘러싸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박 교수는 "대규모 동원 선거에서 미디어.인터넷 선거로 전환되고 유권자들의 성향과 의식도 변화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선거 전략에 머문게 승패를 갈랐다"며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한나라당이 대세론을 뒷받침할 수있는 강력한 자기 비전과 정체성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은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환골탈태를 가져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민주당이 50% 변한다면 한나라당은 80% 변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이회창 대세론이 밀리게 된 요인은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했고 국민의 정치불신이 매우 컸다는 점, 이 후보가 반 DJ정서에 따른 반사이익과 지역구도에만 기대고 있을 뿐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권오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된 민심을 제대로 못읽은 데다 지역구도가 더욱 심화됨으로써 패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권 의원은 또한 "우리 당 지지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가 향후 과제"라며 "단합만 하면 이들의 지지를 계속 묶어둘 수있는 게 아니라 일대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원 의원은 "판세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안이하게 대처했으며 대선 후보를 잘못 내세우지 않았는가 하는 점도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 정권의 실정이 잇따라 불거져왔음에도 졌다는 것은 우리의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수적인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고 당에서 떠날 사람은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승일 의원은 당의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보수.안정적인 국민들이 우리 당을 지지, 근 50%에 육박했는 데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인 만큼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정국 불안감을 씻어주는 데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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