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치권 빅뱅-(4)민주당 개혁

입력 2003-01-07 17:12:33

정권인수 작업과 맞물려 민주당 개혁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개혁특위 인선을 매듭지은 민주당은 권력구조 재편 문제를 다룰 '정치개혁연구실'까지 마련, 정치개혁을 위한 '투톱' 구성을 일단 매듭지었다.

그러나 정풍과 쇄신을 둘러싼 당내 신.주류간 힘겨루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개혁특위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갈등양상이 외부로 분출되지 않고 있으나 언제 어떻게 양측이 격돌할지 장담키 어려운 분위기다.

게다가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2일 "동교동계란 말도, 모임도 없기를 바란다"며 '노무현식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보태 동교동계를 비롯한 구주류가 심한 타격을 입었다.

2선 퇴진은 물론, 정치생명마저 위협받을 처지가 된 것이다.

◇구주류의 선택=개혁논의 과정에서 권력 지형도를 새로 짜야 할 형편이다.

향후 권력투쟁에 대비, 전열정비에 돌입한 상태. 내달초 조기 전당대회를 열더라도 60%에 달하는 현 대의원 구조로 볼 때 범 동교동계가 무작정 몰락의 길을 걷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구주류의 반발 기류는 지난달 26일 한화갑 대표가 신주류를 향해 '혁명적 발상'이라고 성토한 대목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 대표는 "대선 이후 어느 부류들이 (나를 향해)매도하는 발언이 나오는데 소위 개혁적이라는 사람들 치고 나보다 개혁적이고 깨끗한 사람이 있으면 나오라"고 말했다.

또 다음날 의원총회에서 이윤수 의원을 비롯 일부 동교동계 의원들이 가세, "자기들은 백로고 우리는 까마귀라고 한다"며 "그러나 흰색을 칠한 백로도 있어 비가 오면 검은 색깔이 나오게 된다"고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 주도세력이 바뀌어야 한다'는 당위론에 구주류측이 무조건 뻗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시대의 개혁화두가 순행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여론 때문이다.

한 대표가 지도부 경선 포기입장을 천명한 것도 구주류의 불길한 행보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따라서 신주류와 전략적 제휴를 타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구주류측 한 인사는 "인민재판식으로 몰아세우는 쇄신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현 지도체제의 전면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신주류 공세 계속=개혁특위 위원장에 신주류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이 임명돼 신주류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32명의 특위위원중 다수가 신주류 인사들로 채워졌다.

또 지난달 30일 임명된 이상수 사무총장과 정세균 정책위의장, 김택기 기획조정위원장 역시 지난 대선동안 선대위에서 노 당선자의 핵심 참모역을 맡아온 신주류측 핵심인사들이다.

당선자의 지원에 힘입은 신주류의 전면포진은 향후 예정된 권력투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과 마찬가지다.

최고위원직을 미련없이 던진 추미애.신기남 의원이 지도부 경선에 나설 채비를 마쳤고 정대철 최고위원과 '민주당 해체'를 요구한 조순형 의원도 '정치 주도세력 교체'를 천명한 상태다.

하지만 신주류가 목청은 크지만 정치적 결속이나 내재적 힘을 배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주류가 전면에 부상하기 위해서는 대의원 확보가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도양단식 강경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부 신주류 인사들조차 '속도 조절론'을 요구하고 있어 무조건 강경책을 쓸 수도 없는 형편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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