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 새해가 소망을 한아름 안고 힘차게 시작됐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과 기대로 첫달에는 누구나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또한 올해는 뭔가 해보겠다는 결심을 갖게 된다.
특히 온 가족의 건강과 아이들의 교육문제에다 가계부까지 신경써야 하는 주부들의 다짐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양의 해, 양털처럼 따뜻한 한해가 되기를 바라는 여성들의 진솔한 새해 소망을 모아봤다.
# 이정희(38·주부·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새해 첫날 차가운 새벽을 가르고 가창 최정산에 올랐어요. 작은 소망을 가슴속에다 담아 둘 수만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오는 3월이면 학부모가 된다는 기쁨보다는 왠지 걱정이 앞섭니다.
앞집아이, 옆집아이 할 것없이 학교 마치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영어, 수학, 피아노, 미술, 태권도, 컴퓨터 등등 저녁시간까지 꽉 짜여진 학원스케쥴로 내몰리는 현실이 이제 곧 나와 아이의 문제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내아이도 이 학원 저학원으로 내몰며 남을 앞지르는 방법만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을 스스로 약속합니다.
이웃 엄마들의 끔찍한 교육열에 함께 휩쓸리기보다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밝고 바르게 커가는 내아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교육현실이 금방 좋아지진 않겠지만 최소한 똑같이 마구 찍어대는 붕어빵틀식 교육은 하지 않으리라 소신있게 다짐해 봅니다.
# 이상순(대경물산 디자인실장)=올해는 어느해보다 '한발 도약'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여성의 할일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바람이 앞서기도 합니다.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삶의 질이 결정되는 시대라고 하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교보다 진실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라고 봅니다.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받아들이기에 소홀함 없게 자기계발에 주력하고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구조 확보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시대를 반영하지만 더 빠르게 움직이는 패션의 최일선에서 국제 흐름에 발맞춰 서게 되는 것이 올해 최고의 바람입니다.
# 박경순(37·컬러리스트)=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요즘처럼 무색하게 느껴지는 때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사회분위기가 유난히도 젊음을 내세우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쳐집니다.
그러나 젊음은 빠르고 힘있지만 때론 심사숙고와 인내에 서툴러 자칫 경솔을 범하기도 합니다.
앞서가는 젊음은 결코 세월 지긋한 원숙함과 노련함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각 세대와 각 분야에서 우리사회의 패기에 찬 젊음과 원숙의 노련함이 서로 돕고 보완하면서 함께 어우러졌으면 합니다.
그런 사회에서 행복한 소시민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 임순조(뷔페코리아 대표)=오늘 새벽도 조금이나마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 원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농산물도매시장으로, 칠성시장으로 종종 걸음치며 달렸습니다.
봉고차에 가득 실린 원재료들 때문에 백미러가 보이지 않아 시속 40km의 저속으로 앞만보고 운전하는 모습에 주변을 달리던 차들이 놀라워합니다.
어디서 그런 당당함이 나오느냐는 물음에는 그냥 미소로 대답할 뿐입니다.
전문식당 경영인으로서 올해도 여성특유의 섬세함에다 양처럼 부지런함과 희생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작정입니다.
먹을거리가 척박한 대구에도 특색있는 전문음식점이 있다는 평을 이끌어내는 게 올해의 바람입니다.
내일도 새벽공기를 맛보며 차량 가속페달을 밟고 있을 겁니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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