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시즌이 개막된 지 한달 보름여가 지난 5월25일 삼성은 23승15패의 전적으로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선두 해태에 4.5경기 차, 2위 롯데에 반 경기차로 뒤져 있었으며 24일과 25일 경기에서 에이스 김일융과 김시진이 역투하고도 해태에 2연패를 당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바뀐 경기제도로 인해 최소한 2위라도 차지해야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낼 수 있었다.
삼성은 5월27일과 28일 OB와의 홈 경기에서 4대0, 5대3으로 연승, 분위기를 살렸다.
김일융이 탈수 증세를 보이자 구원 전문 권영호가 선발로 나서 완봉승을 거두었고 신인 성 준도 윤동균, 김형석 등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승리를 챙겼다.
이 두번의 승리로 인해 삼성은 활력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야구사에 기록되는 팀 최다연승의 서막이 될 줄은 몰랐다.
29일과 30일 약체 청보를 맞아 삼성은 김시진과 진동한의 호투와 허규옥, 장효조의 승리타점으로 8대4, 12대1로 크게 이겼다.
삼성이 청보를 12대1로 이기는 날 2위 롯데는 신생팀 빙그레의 이상군에게 0대2의 충격적인 완봉패를 당하며 삼성에 2위를 내줬다.
6월에 접어들면서 삼성은 권영호와 성 준이 나서 롯데를 3대2, 5대1로 잇따라 눌렀다.
이 사이 선두 해태는 청보에 2연패를 당하는 등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삼성에 반게임 차로 쫓기게 되었다.
6월3일 삼성은 OB를 5대2로 제친 뒤 4일에는 성 준이 프로데뷔 첫 완봉승(3대0)을 거두며 OB를 연파했으며 이어 맞은 청보를 11대2, 3대1로 연파, 해태를 반 게임차로 앞서 선두에 나섰다.
파죽의 10연승이었다.
다시 대구로 돌아온 삼성은 홈 5연전에서 청보, OB, 롯데를 연이어 물리쳤다.
삼성이 10일 대전에서 빙그레를 5대2로 누르자 전기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1로 바뀌어 있었다.
14연승 후 맞은 상대는 해태. 호랑이굴로 들어간 삼성은 진동한의 호투와 허규옥, 함학수의 홈런 등으로 4대1로 승리,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은 MBC와의 잠실경기에서 성 준이 호투하고 최무영이 승리타를 날려 5대1로 승리, 16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6년 뒤 92년 시즌 빙그레가 맹렬한 기세로 연승을 이어나가며 갈아치울 듯 했으나 14연승에 그치고 만 후 더 이상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연승 기간 중 '롯데 킬러'로 자리잡아가는 성 준이 김일융의 공백을 메꾸면서 5승을 챙겼고 권영호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3승3세이브로 활약했다.
호타준족의 허규옥은 5경기에서 승리 타점을 날려 연승 행진의 도화선이 됐다.
삼성은 전기리그에서 39승15패로 우승을 차지, 플레이오프전서 후기리그 우승 팀 OB를 3승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국시리즈 맞상대는 전.후기리그 2위 팀 해태. 삼성과 전기리그 우승을 놓고 다퉜던 근성의 팀 해태가 삼성의 2연패 저지에 나섰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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