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신춘문예 당선작-동시

입력 2003-01-02 11:19:54

엄마랑 목욕탕 가서

물거품이 뽀글거리는

온탕에 들어갔을 때

내 동실한 배 한 가운데

작고 예쁜 것

동그랗게 웃던 그것

엄마와 내가 한 몸이었을 때

묶여 있다가

이 세상 나올 때

나뉘어진 것

혼자서도 잘 크라고

맨 처음 열어준 문이었다지

나 속상할 때

혼자 집을 보다 슬그머니 무서울 때

문득 만져지는 너

용기 잃지 말라고

엄마 대신 따스하게

나를 감싸주는 너.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