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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아직도 이곳에 닿지 않았다
해묵은 선로만 시린 발을 끌고 와
창문을 기웃거리고
나는 짐처럼 놓여 있다
갈 곳 잃은 전화번호와 헐벗은 상념들
한 줌의 값싼 희망 주머니에 구겨 넣은 채
바람의 갈피 속에서
들썩이는 잠이여
나를 깨우는 건 언제나 냉혹한 시간
완강한 어둠을 덧문 밖에 밀쳐 놓아도
저만치 유배된 내일이
복병처럼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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