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만찬'팀 대창양로원 위문

입력 2002-12-30 14:51:00

"더 넓게 나눠야지요.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더 힘을 써야지요".국악인 이명희씨가 공연 축하 꽃다발 대신 받아 매일신문사 '아름다운 함께살기' 제작팀에 맡긴 쌀(본지 9일자 보도) 중 20포대를 전해 받았던 '사랑의 만찬' 팀원들이 지난 28일 고령 대창양로원을 찾았다.

사할린 영구 귀국 노인들이 사는 대창양로원을 전에도 찾은 적 있는 이들은 노인들이 떡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백설기 2상자(쌀 20kg짜리 2포대 분)를 준비했다. 이들은 그뿐 아니라 귤 2상자에 홍시 1상자, 그리고 노인분들께 용돈으로 드리겠다며 현금 31만원도 챙겼다.

이들이 양로원에 들어서자 노인들은 환호로 반겼다. 1940년 사할린으로 건너갔다가 53년을 살았다는 홍순덕(78) 할머니는 "시장에서 힘들게 장사할 아주머니들이 쉬지도 못하고 경찰관들과 함께 이렇게 토요일날 찾아 줘 고맙다"고 했다. 21세때 강제징용돼 갔다가 4년 전 귀국했다는 권병한(84) 할아버지는 "사할린에 가족을 두고 혼자 귀국해 외로울 때가 많지만 이렇게 가끔씩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고 했다.

대구역 뒤에서 격주 화요일마다 무료급식을 하는 칠성시장 야채상 박덕주(49) 조덕자(50) 주명옥(53) 아주머니들과 전규석(48.동부경찰서) 경사 등 9명은 돌아오는 길에도 기어코 차를 산격주공 영구임대 아파트로 돌렸다. 고3 다은이가 대학 등록금 때문에 걱정한다니(본지 26일자 보도) 20만원이라도 거들고 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내일 오전 6시엔 또 장사하러 나가야 한다"며 급하게 집으로 내달렸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