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대한 '맞춤형 봉쇄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에 이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시사하고 나서는 등 북한의 핵시설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북한 핵위기에 대처하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정책기조는 북한에 대한 경제.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이른바 '맞춤형 봉쇄(tailored contai nment)'를 근간으로 하는 고립정책이라고 미 정부 고위 관리들이 28일 전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정책은 북한이 만약 핵무기 제조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 북한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압박. 압박수위를 높여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전 경제적으로 붕괴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날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맞춤형 봉쇄로 불리는 북한에 대한 고립 정책이 북한의 핵개발 야망을 꺾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맞춤형 봉쇄'라는 용어는 북한 문제가 이라크나 이란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것으로 주로 정치.경제적 압력과 다국간의 최대한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맞춤형 봉쇄정책에 따라 ▲한반도 주변국들은 북한과의 경제 교류 축소가 권고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경제 제재로 압박을 가하며 ▲미군은 북한의 돈줄을끊기 위해 북한 미사일 선적 선박의 이동을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은 최근 북한 핵위기가 고조되면서 북한의 김정일정권이 새로이 핵무기를 추구할 경우 북한을 경제적으로 붕괴시키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이 '맞춤형 봉쇄'라는 개념을 추구하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관리들은 특히 한국에 대해서도 현재의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달초 한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을 방문, 대북 정책에서의 공조를 모색할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미 의원들은 28일 미 정부에 대해 한반도 주변국들과 함께 대북 압박을 위한 공조를 촉구했다.
또 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번 사태를 유엔 안보리에 상정하도록노력해왔다. 안보리에 상정될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이에 대응, 북한은 29일 외무성 담화를 발표,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네바합의를 파기하기 시작함으로써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유보' 조치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최근 조선반도 핵문제를 국제화하여 우리에 대한 압력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미국의 책동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기 위해 NPT에서 탈퇴했고(1993.3.12) 이로부터 3개월 뒤 북-미공동성명(6.11)이 타결돼 탈퇴를 '유보'했으나 최근 미국이 제네바기본합의문을 파기하기 시작함으로써 이러한 '특수 지위'마저 위태롭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미국은 조선(한)반도 핵문제가 조(북)-미 사이에 타결되여야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성격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된 여론을 유포시키고 있다"면서 "일부 서방 나라들도 미국의 논조를 그대로 되받아 넘기며 국제적 합의 위반이니, 의무 이행 촉구니 하면서 문제 해결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 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평양과 의사소통하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으나 북한이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을 돕지는 않을 것이라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29일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날 NBC, ABC 등 주요 방송사의 토크쇼에 잇따라 출연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서 "우리는 채널들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과 의사소통하는 방법들이 있다. 그들도 우리와 접촉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가시적이고 규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폐기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으나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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