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大邱는 최고의 '불균형 도시'

입력 2002-12-30 00:00:00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세방화(世方化)시대에 대구 경제는 어느 쪽으로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728만8천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였다.

무려 10년째 꼴찌 행진이다. 물론 생산 기지가 도시 외곽에 집중돼있는 대구의 지정학적 특징으로 볼 때 GRDP 수치가 지역의 생산력을 액면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을 바꿔줄 새로운 수레바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분권 운동이 전국적인 화두(話頭)로 등장, 자치단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있는 시점에서 지역생산기반의 취약은 곧바로 지방 정부의 '왜소화'로 연결돼 우리의 앞날은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동인(動因)은 없는가.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찾는 노력이 경주돼야할 시점이다.

이번 통계에서도 밝혀졌듯이 대구지역의 1인당 생산은 꼴찌지만 소비지출은 서울, 부산, 울산, 인천에 이어 전국상위 수준이다. 생산과 소비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불균형 도시인 셈이다. 외지 생산물을 과다 소비하다보니 대구지역에는 자연히 투자 인센티브가 사라져 기업 설비투자는 2000년 대비 12.9%나 감소했다. 악순환의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다.

국가 경제가 어려우면 해외로 눈을 돌리듯 지역 경제가 어려우면 먼저 역외(域外)에서 비전을 찾아야한다. 대기업 유치는연고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대구'라는 이미지부터 심어야한다. 그리고 정부의 큰 정책 '틀'을 놓쳐서는 안된다.

지난번 '경제특구' 지정도 대구시는 손놓고 있다가 뒤늦게 뛰어들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지 않았는가. 정부는 지금 산업 '클러스터'지정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여기에 소외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한다. 경제 활성화에는 수많은 길이 있지만 지역 '폐쇄성'만은 반드시 버려야한다. 지역발전은 지역에서부터 나온다. 스스로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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