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운찬 총장이 늦어도 2005년부터는 지역할당제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단계에 와 있으며, 고교 입시제도가 부활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지역 인구비례에 따라 선발하는 방식의 지역할당제는 지역별 편차를 줄이고 소외 지역 수험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게 그 목적인 듯하나 대학 입학 기회의 형평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지방 대학의 발전을 가로막을 우려가 크다.
특히 고교 입시 부활은 현행 고교 입시 체제를 정면으로 뒤엎는 발상이어서 반대 여론에 부닥칠 수밖에 없고, 교육 당국의 경우 즉각 제동을 걸면서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아직 서울대 안에서도 50%를 넘는 찬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구체적인 시행 시기까지 못박은 발언이어서 교육부와의 마찰과 힘 겨루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 총장의 이 같은 발상은 서울대 입학생들이 교육 환경이 좋은 대도시 출신과 부유층 등 특정 지역·계층 출신에 집중되는 학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교육 환경이 나쁜 지방 학생들에게 문을 더 열고, 점수에 의한 줄세우기가 우리 교육의 병폐라는 점에서는 호응을 받을만도 하다.
그러나 법적으로 보장된 교육의 기회와 공정성을 저해할 요소가 크며, 대도시 저소득층 자녀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고,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 대학들이 더욱 불리해지는 역효과까지 부를 수 있어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신입생 4천여명 중 200~300명 정도 뽑는 것이 별 문제가 안된다지만, 학력 수준이 다양한 상황에서 지역별로 고르게 배분하기도 어렵고, 군 단위에서는 어떤 학생을 선발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대 입시 정책은 고교 교육과 다른 대학 입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우리의 현실이다. 이 제도는 자유경쟁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하게 재검토돼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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