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베스트셀러 10선-동화

입력 2002-12-27 14:12:00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B·B아이들)

아기가 잠이 들면 엄마는 아기를 품에 안고 자장가를 부른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아기는 자라서 아홉살이 되고 십대가 된다.

이제 귀엽기만 한 아기가 아니라 말썽을 부린다. 식탁을 어지럽히고 버릇없는 말을 한다.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친구들과 사귄다. 그래도 엄마는 밤마다 아이를 안고 '너를 사랑한다'는 자장가를 부른다.

아이는 이제 어른이 되어 늙은 어머니를 찾아가자 어머니는 아직도 자장가를 부른다. "나의 귀여운 아기 너를 사랑해…". 어른이 된 아들은 다시 자신의 갓난 아기에게 노래부른다. 엄마의 한없는 믿음과 사랑이 전해지는 동화.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베티나 슈티겔 엮음/달리)

"학교는 왜 가야돼?", "엄마 아빠는 왜 일하는거야?"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놓는다. "감자튀김만 먹고 살수는 없나요?"라는 질문이라도 받으면 할 말이 제대로 생각나지 않아 괜히 아이들에게 핀잔을 주기 일쑤다. 아이들에게 친절하고도 지혜롭게 이런 질문에 답해보는게 어떨까?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는 학교에 왜 가는지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라고 도덕교과서처럼 답하지 않는다. 어릴 적 아파서 죽을 고비를 넘긴 순간과 자신의 장애아들을 통해 깨달은 점을 한편의 동화처럼 전해준다.

노벨 수상자들이 그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누군가 그 호기심에 친절하게 답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내 친구 재덕이(이금이 글, 성병희 그림/푸른책들)

우리동네 재덕이. 늘 바보처럼 굴어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된다. '나'는 학교에서는 꼴찌이지만 재덕이와 있으면 언제나 대장이다. 몇 대 쥐어박아도, 물건을 뺏어도 재덕이는 씩 웃기만 할 뿐이다. '나'는 여러 갈등을 겪으며 바보라 놀리던 재덕이와 서서히 친구가 되어 간다.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마음을 여는 일의 따스함을, 부모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엄마 아빠는 어느새 아이들에게 어릴적 동네에 한명씩은 있었던 '바보'친구에 얽힌 이야기며, 마을 뒷동산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게 된다. '재덕이'는 수많은 '재덕이'를 만나게 해주고 또 대화없는 부모와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해 주는 좋은 친구다.

◆사금파리 한 조각1·2권(린다 수 박 글, 김세현 그림/서울문화사)

어느 다리 밑. 부모가 일찍 돌아가셔서 고아가 된 '목이'와 한쪽 다리를 잃은 '두루미'아저씨가 살고 있다. 쓰레기를 뒤져가며 소박하게 생활하던 목이는 어느날 도공인 민영감이 도자기를 굽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모습에 매료돼 몇 달간 숨어서 훔쳐보던 목이는 드디어 민영감 밑에서 일을 도울 수 있게 된다. 그 후부터 청자를 만드는 민영감에게서 도자기를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인내와 성실, 그리고 예술혼도 함께. 12세기를 배경으로 고려청자 이야기를 담은 동화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말을 건넨다. "너하고 나는 세상 그자체를 읽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두루미 아저씨의 말은 목이의 삶으로 나타난다. 청자를 만드는 끈기와 과정 역시 읽을 만하다.

◆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조월례 지음/푸른책들)

아이들과 서점에 간 부모라면 한번쯤은 경험했을 상황. 아이들은 만화책을 사달라고 조르지만 막상 '좋은책좀 봐'해놓고선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 수없이 널려진 동화책 중에 어떤 책을 골라주면 좋을까?

이럴 땐 좋은 지침서를 먼저 한권 고른다면 훨씬 쉬워질 것이다. '내아이…'는 무조건 '위인전'이나 '과학책'을 꺼내 아이들과 티격태격하는 대신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아름다운 비늘을 한껏 뽐내다가 친구를 잃은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며 장애 동생을 두어 놀림받는 아이의 모습은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 만하다.

학년별로 매월 권할만한 책을 한권씩 소개해 부모의 고민을 크게 덜어준다. 고운 창작동화와 외국 명작 등 다양한 소재의 책이 섞여있어 독서 편식 걱정도 필요없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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