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가 만난 훈훈한 성탄절

입력 2002-12-26 15:07:00

"사랑과 자비가 만난 이 자리. 하느님과 부처님이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이 자리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거움을 함께 나눴으면 합니다".

25일 오후 영천시 화산면 연계리 사회복지시설 나자렛집에서 열린 성탄절 축하행사. 성탄절을 축하하고 나자렛집의 312명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날 이곳을 방문한 영천 자양면 충효리의 불교 조계종 충효사 석해공 큰스님과 신도,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충효자비원 관계자들에게 나자렛집 원장 박순이아네스 수녀는 큰 고마움을 나타냈다.

가톨릭재단 산하 예수성심시녀회가 운영하는 나자렛집은 현재 장애인과 오갈곳 없는 노약자 312명이 수용돼 자원봉사자로 나선 수녀 12명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다. 충효사 일행은 이날 준비해 간 대형 냉장고 1대, 청소기 3대, 세탁기 1대를 비롯해 양말·떡·음료수·라면 50상자·화장지·고등어 10상자·생필품 등 푸짐한 위문품을 나자렛집에 전달하고 강당에서 나자렛집 가족들과 함께 아기예수탄생 축하공연을 벌였다.

충효사 회주 석해공 큰스님은 행사초반 대중가요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행사장 곳곳을 돌며 휠체어를 타고나온 장애인, 수용인들을 위로하고 이들과 끝까지 공연을 함께 했다. 처음에는 서먹해하던 나자렛집 가족들도 차츰 흥이 나자 무대로 올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신명나는 한판 공연에 동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석해공 큰스님은 "천주교와 불교는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진리는 결국 하나로 통한다"며 "소외받고 불우한 수용인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나자렛집의 자원봉사 수녀님들, 그리고 수용인들에게 성탄절을 맞아 진심으로 축복을 빈다"고 기원했다.

나자렛집 원장 박순이아네스 수녀는 "나자렛집의 불우한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처럼 귀한 시간을 내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 해준 충효사 스님, 신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들을 위해 잊지않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충효사와 나자렛집이 인연을 맺은 것은 10년째. 그러나 이같은 친밀한 교류가 행해진 것은 몇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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