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일가 '적과의 검은 거래'

입력 2002-12-26 14:12:00

테러와의 전쟁을 주창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일가가 쿠바 출신 테러리스트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고 '뉴욕타임스' 기고 기자 앤 루이세 바르대치가 저서 '쿠바 비밀문서:마이애미, 하바나의 사랑과 복수(Cuba Confidential: Love and Vengeance in Miami and Havana)'에서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르대치는 이 책에서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를 비롯한 부시 일가가 강경파 망명 쿠바인 단체로부터 선거운동과 재정지원을받고 상응한 편의를 제공했으며, 9·11 테러 후 테러리스트 검거령이 내려진 가운데 쿠바 출신 테러리스트들은 부시 행정부의 재가로 유유히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폭로했다.

쿠바와 부시 일가의 관계는 피델 카스트로가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전복시키기 전인 1984년, 젭 부시가 바티스타 정권의 정보요원이던 카밀로 파드리다와 친교를가지면서 부터. 젭 부시는 플로리다주 데이드 카운티 공화당 의장, 파드리다는 재정위원장이었다.

파드리다는 한때 함께 망명한 쿠바인 헤르난데즈 카르테야와 같이 50만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그가 CIA의 일을 도왔다는 보고서가 제출된 후 석방됐다. 젭 부시는 80년대에 CIA의 카스트로 암살계획을 도왔던 쿠바 망명자 미구엘 리케리에게 고용돼 있었다.

'인터내셔널 메디칼센터(IMC)'사를 경영하던 리케리는 이 회사의 신사옥 부지를 물색해주는 대가로 젭 부시에게 7만5천 달러를 지불했으나, 이 회사가 이사를 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젭 부시는 레이건 및 부시행정부를 상대로 리케리와 IMC사를 위해 로비활동을 했다.

젭 부시는 1985년 아버지 부시 전대통령과 함께 니카라과 콘트라(Contra) 지지세력의 연락책으로 일하면서 콘트라 반군에 대한 의료제공 용역을 IMC가 맡도록 주선했다.리케리는 그 후 대형 의료보험 사기 혐의로 수배됐으나 재판 시작 전에 해외도피, 수배자 신분으로 남아있다.

젭 부시는 그후 또 다른 망명 쿠바인 일레나 로스레티넨의 선거운동본부장을 맡아 그녀를 미 하원의원에 당선시켰다. 선거운동에는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도 자주 참석해 "나는 자유로운 쿠바에 맨먼저 발을 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후 로스레티넨은 미국에서 수형중인 망명 쿠바인 테러범석방 로비에 나서 많은 테러범을 석방시켰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젭 부시의 요청에 따라 또 다른 쿠바인 테러리스트 올란도 보슈의 석방에도 개입, 그를 석방시켜 미국 영주권까지 부여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부시 전대통령 행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보슈는 쿠바행 폴란드 선박에 로켓탄을 발사한 사건 관련 혐의가 확인됐고, 1976년 베네수엘라발(發) 하바나행(行) 쿠바나 항공 여객기를 폭파, 탑승자 73명을 숨지게 한 사건에 관련된 혐의가 드러나는 등 테러사건에 관련 혐의가 30건이 넘는다.

부시 현 대통령 행정부는 이 밖에도 호세 디오니시오 수아레즈, 1976년 워싱턴에서 칠레 외교관 올란도 레틀리어를 암살한 버질리오 파스 로메로 등 테러범을 석방하고, 공화당내 반대 의견에도 불구, 대 쿠바 금수조치를 계속하는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바르대치는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의 보좌관 칼 로브가 지난 대통령선거와 플로리다다주 지사 선거의 승리에 대한 보답으로 "강경파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을촉구한 적이 있다"며, 그 결과 많은 강경파 쿠바 출신 미국인이 현정부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리=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