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 쇄신방안을 두고 개혁성향의 신주류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구주류간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표면적으로는 신주류의 목소리가 크고 구주류가 다소 밀리는 양상이나 당권을 쥔 구주류측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신주류의 '인적 청산론'에 밀릴 경우 정치생명마저 위협받는다고 판단한 구주류의 역공이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구주류=한화갑 대표가 25일 차기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신.구주류간 정면충돌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한 대표는 이날 측근인 문희상 의원을 통해 "정권 재창출이란 소임을 다한 만큼 차기 전당대회의 지도부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당 개혁방안 마련을 위한 개혁특위 인선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당권도전 포기에 대해 구주류측은 일종의 충격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신주류에 맞설 대응논리 개발과 전열정비가 시급한 상황에서 터져나온 한 대표의 거취를 두고 "너무 빨랐다","어쩌자는 것이냐"는 우려감 마저 일고 있다.
정면돌파를 위해 조기 전대로 맞불을 놓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동교동계.후단협.당권파를 아우르는 인사를 '후임 카드'로 내놓자는 얘기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일종의 내부조율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구주류의 이같은 움직임 배경에는 현재의 대의원 구조로 볼 때 동교동계가 대의원 수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세 싸움에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구주류 중에서 당권도전 가능성이 있는 이들로 한광옥.정균환.박상천 최고위원이 우선 꼽힌다.
정균환 총무의 경우 자신이 이끌고 있는 당내 최대모임인 중도개혁포럼을 배경으로 지지세 확산에 나설 전망이며 한.박 최고위원도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동교동계 내부조율을 거친 뒤 지도부 경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의 움직임은 지난 대선 기간중 탈당과 재입당을 반복했던 후단협 의원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후단협의 결행이 동교동계의 의사와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양측이 공동으로 개혁파 의원들의 '인적 청산' 공세에 맞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 신주류=김원기 고문을 비롯 신주류로 분류되고 있는 인사들은 한결같이 "당을 개혁하기위해서는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들의 자진사퇴가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주류측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정동영 고문, 임채정 인수위원장, 이해찬 기획본부장, 이상수 총무본부장, 김경재 홍보본부장, 정세균 정책기획위원장, 조순형 공동선대위원장, 신기남, 추미애 전 최고위원 등이 신주류측 인사들.
이들은 25일에도 모임을 갖고 현 지도부의 일괄사퇴를 거듭 요구키로 하고 조기전당대회에서도 구주류측의 당권도전을 저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당해체론을 주장하고 나선 '개혁파'들은 즉각적인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고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대책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구주류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주류측은 26일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실시되는 연찬회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공론화시켜 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들은 한화갑 대표가 차기전당대회에서 당권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는 등 2선후퇴를 수용함에 따라 당대표로 누구를 내세울지 의견조율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이같은 신주류측의 입장이 관철되기 위해서는 개혁시기 문제 등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조율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주류 내부에서는 신기남, 추미애 의원 등이 요구하는 '선 당해체와 인적청산'에 대해서는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중앙당·지구당 폐지론과 관련해서도 "17대 총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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