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작은 친절이 밝은 사회 만든다

입력 2002-12-25 00:00:00

지난 19일 오후 4시쯤 명덕네거리에서 402번 버스를 탔다. 여느때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버스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안녕하세요. 어서오십시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해서 답례도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뒤로 가 버렸다.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지켜보니 그 기사 아저씨는 승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승객은 기사 아저씨의 인사에 아무 표정 없이 그냥 무뚝뚝하게 버스에 올라탔다. 승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시는 아저씨를 보니 흐뭇했고 그렇게 인사를 받으니 참 기뻤지만 승객들이 너무 무심한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길거리를 다니면서 얼마나 무뚝뚝한 표정을 지었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 못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가 미소를 지으면서 인사 한마디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인사 한마디로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즐거운 마음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성장만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아닐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 정이 생기고 길거리가 사람들의 미소로 채워질 때 활기찬 사회가 될 것이고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이 탈 때는 인사를 거의 못하던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리면서는 기사 아저씨께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도 비록 입이 잘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 내렸다. 승객들이 모두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생활 속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를 훈훈한 사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고 특히 지금과 같은 연말에 이웃간의 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김혜진(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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