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 곳곳에서 아파트 입주 파동이 일고 있다. 이는 IMF사태 이후 분양사 부도나 그로인한 시공사 변경 등으로 공사가 늦어진 경우가 많은 때문인데 입주가 늘어날 내년에는 마감공사가 안된 상태에서 입주가 이뤄지는 현상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23일 입주가 시작된 대구 감삼동 우방드림시티 아파트 단지는 이사 입주민들로 붐비는데도 한편에선 마감공사가 한창이었고 창문이 제대로 달리지 않았거나 현관.계단.벽 등의 공사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10년만에 집을 장만했다는 노하종(47.남산동)씨는 "싱크대에서는 물이 새고 바닥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데다 일부 창문은 아예 설치조차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웃 동에 입주한다는 박철현(57)씨는 "살던 집을 비워줘야 해 이사를 안할 수 없지만 이래서야 어떻게 살겠느냐"고 했다.
시공사인 우방은 달서구청의 드림시티 사용승인조차 받지 않고 2천160가구의 입주를 강행, 이날 110여 가구를 입주시켰다. 이에따라 달서구청은 우방을 경찰에 고발키로 했으며, 입주민들에 대해서도 고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우방은 2000년 8월 부도 이후 4개월 동안 아파트 공사를 하지 못한데다 올초 자재 및 인력난까지 만나 공기가 늦어졌으나 입주예정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입주민들에게 지체보상금을 물어줘야 해 입주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3천240가구분에 이르는 대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단지도 공사 완료 이전 입주민 사전점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아파트 시공사는 지난 16일까지 사흘간 사전점검을 유도했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공사가 덜 끝난 아파트를 사전점검해 동의서를 써 줄 수 없다"며 반발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28, 29일 입주민 재검검 후 동의를 받아 사용승인을 신청하라고 통보했지만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아직 공정이 95%에 불과하지만 입주예정일은 일주일 뒤(31일)로 닥쳤다. 메트로팔레스 단지는 우방이 시공하다 부도 난 후 롯데가 떠맡을 때까지 2개월 동안 공사가 지체되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입주민 사전 점검 제도는 작년 3월 마련된 것으로, 그러나 관련 규정은 입주 입주예정일 한두 달 전에 사전점검을 하라고만 강제했을 뿐 점검 당시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어도 규제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아 이를 둘러싼 마찰을 부르고 있다.
달서구청 정달화 건축담당은 "마감공사가 끝난 후 사전점검을 실시토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했고,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강현구 사무국장은 "전문가가 입주민들과 함께 내부 점검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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