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신년법어 "갱무시절이라"

입력 2002-12-24 00:00:00

조계종 법전(法傳) 종정은 24일 신년법어를 발표했다.'천지가 열리기 이전

신령스럽고 찬란한 빛이 있어

만물의 아름다운 덕성과 차별없는 지혜를 빚어내어

새아침 시방세계를 장엄하니

모든 마왕은 호법의 선신이 되고

대지는 변화하여 진불의 국토를 이루니

처처가 화엄세계요 두두물물이 진리의 몸을 이룹니다.

높고 낮은 산하는 함께 법륜을 굴리고

용상(龍象)이 무생(無生)의 길을 열고 지나가니

장악(障嶽)은 무너지고 전도(顚倒)는 그쳐서

가는 곳마다 풍월이 가득하고 곳곳에 안락이 이루어져

크고 작은 생명이 환희에 넘쳐 태평가를 부릅니다

사람마다 갖추고 있는 생명의 참다운 빛은

본래부터 원만하여 증감이 없고

두루하여 비추지 않는 곳이 없으나

구하려면 얻을 수 없고 버리려고 해도 떠나가지 않습니다.

본래 이루어졌으니 옛 것이 아니요

신령스러워도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허철영통(虛徹靈通)한 이 속에 한량없는 보배와 대시문(大施門)이 열려 있어

거두어들이면 티끌 속에 사해가 포함되고

펼치면 우주법계에 가득한 무생복락의 기틀을 누구나 얻게 하니

이것이 일일시호일의 풍류요

일면불(日面佛)과 월면불(月面佛)의 본분사입니다.

직언은 끽철추(喫鐵鎚)요 진청(眞聽)은 무이(無耳)라

직시현금(直是現今)이요 갱무시절(更無時節)이라

곧은 말은 쇠망치를 맞는 것이요

진실로 듣는 것은 귀로 듣는 것이 아니구나.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이 있는 것은 아니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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