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방지 국제사회 호소

입력 2002-12-23 15:02:00

미국이 쿠웨이트에서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에 돌입하는 등 대(對) 이라크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는 미국이 '유엔결의 위반'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전쟁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량파괴무기 보유설 반박=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22일 유엔사찰단이 23일간 무기사찰활동을 벌였지만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은 "(사찰은) 이제 그만"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관영 INA통신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자위는 유엔헌장에 명시된 정당한 권리"라면서 어떠한 미국 주도의 군사공격에 대해서도 국가를 수호할 것이라고 천명했다.특히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를 방문중인 벨로루시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침공이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후세인 대통령의 과학담당 수석보좌관인 아메르 알-사아드 장군은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영국이 지난 90년대 핵무기 의혹시설에 대한 낡은 사찰보고서를 근거로 이라크가 보고서의 '유엔결의 중대위반'을 거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는 결코 유엔결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유엔 사찰단원에게 사찰 장소를 안내하도록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 유엔사찰단에 정보제공=그동안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를 독점해온 미국은 이날부터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시설을 추적하기 위해 유엔 무기사찰단과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이 전했다.

한 관리는 "이라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온 무기 공장 및 시설에 대한 위치 정보를 사찰단에 제공했다"면서 "(정보공유)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운영하는 이라크 최대 일간지 '바벨'은 미국과 영국이 제공했다는 정보는 의미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랍권 '인간방패' 이라크 집결=이라크 집권 바트당의 고위관리는 AFP통신 기자에게 미국이 이라크 공격시 '인간방패' 역할을 할 아랍계 자원자들이 바그다드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최근 이라크와의 아랍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다마스쿠스와 카이로에서 각각 열린 범아랍계 회의 참석자들이 인간방패를 위한 자원자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면서 "이 자원자들을 민감한 장소에 배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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