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시즌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아픔을 안긴 롯데를 철저히 유린, 설욕을 톡톡히 했다. 후기리그 들어 삼성에 4~5게임 앞섰던 롯데는 삼성에 당한 연패가 치명적으로 작용, 후기리그 2위에 머무르며 한국시리즈 맞상대로 나서지 못했다.
공교롭게 삼성의 통합우승을 결정짓는 경기가 열린 장소는 부산구덕구장. 롯데는 삼성의 통합우승을 지켜보기 힘들었는지 구장의 불을 모조리 끄며 삼성의 후기리그 우승 행사를 지능적으로 방해했다.
후기리그 우승 및 페넌트 레이스 우승 시상식은 9월30일 오후6시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벌어졌다. 삼성은 이날을 '팬 감사의 날'로 정해 오후 1시30분부터 몰려든 많은 관중들에게 각종 우승 기념 선물과 팬서비스 행사를 펼친 뒤 청.백전을 열어 성원에 보답했다. 경기장에 나타나면 패한다는 징크스 때문에 경기장에
얼씬도 하지 않았던 이건희 구단주도 참석, 선수들을 격려하고 헹가래를 받았다.그러나 삼성은 전.후기리그를 제패하고도 최우수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수위타자 장효조, 홈런 및 타점왕 이만수, 다승 공동1위 김시진 김일융, 구원왕 권영호 등 최우수선수 후보가 즐비했지만 기자들은 엉뚱하게 이만수와 홈런 공동 1위(22)에 장타률 1위(.575)에 오른 해태 김성한을 최우수선수로 뽑아 파문을 일으켰다.
삼성의 최우수선수 제1후보로 꼽혔던 김시진은 25승5패로 최다승에 승률 1위(.833). 2 후보였던 장효조는 수위타자(.373) 외에 출루률 1위(.467), 3후보인 이만수는 홈런(22)과 타점(87) 및 승리타점(13)에서 1위를 차지, 김성한에 비해 여로모로 나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우수선수상을 놓친 것은 후보를 3명이나 배출한 삼성이 특정 선수를 내놓고 지지할 수 없어 누군가 되겠지 하며 방관, 표가 분산된 반면 해태는 김성한을 끈질기게 밀어 표가 모였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84시즌이 끝난 뒤 일본에서 마무리훈련을 가진 다음 85년 2월 미국 플로리다의 LA다저스 캠프에서 처음으로 전지훈련을 실시, 선진 야구를 습득했으며 결과적으로 통합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김일융은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주무기였던 포크 볼을 익혀왔고 김시진은 제구력을 다듬어 각각 25승을 올림으로써 전·후기리그 통합 우승의 디딤돌이 됐다. 김영덕 감독이 황규봉과 저울질하다 고심끝에 구원투수로 선택한 권영호는 담대한 성격과 강한 승부욕을 바탕으로 26세이브를 올려 역할 변신에 성공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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