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서민 행보'가 화제다. 밀착.지근 경호를 멀리하고 당선자에게 지급되는 방탄 리무진도 사양했다. 제주 휴가에서는 공군 전용기 대신 민간 여객기를 타는 바람에 휴가 일정이 외부로 공개되기도 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나 지나친 '서민 스타일' 고수가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경호를 맡은 쪽에서 볼 때 더욱 그렇다. 노 당선자는 22일"특별한 뜻은 없다"면서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습관의 문제"라고 태연히 말했다.
지난 20일 오전 대통령 당선 뒤 첫 출근하던 노 당선자의 차량이 갑자기 멈춰섰다. 그날 당선자를 보기 위해 날밤을 지샌 지지자들이 "그냥 가느냐"고 한 소리를 우연히 들었기 때문.
그는 집 부근으로 다시 돌아가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눈을 맞췄다. 당연히 대통령 경호실에서 나온 파견요원들은 돌발사태(?)를 대응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노 당선자는 최근 경호요원들을 향해 "불필요하게 시내 주행길에 경찰이 선도하거나 신호통제 및 경광등을 켜는 일 등은 가급적 삼가해 달라"고 주문했다. 심지어 당선자에게 지급되는 방탄 리무진도 거절하고 평소 타던 채어맨 승용차를 계속 타기로 했다.
아울러 두 자녀에 대한 경호 역시 사양했으며 대통령 취임 후에도 자신과 부인 외에 경호원 배치를 요청않기로 했다. "과거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노 당선자의 지난 1박2일 제주 휴가 역시 파격행보의 연속이었다. 경호실이 공군 비행기를 탈 것을 제안했지만 민간 비행기를 고집했고 숙소도 호텔이 아닌 콘도형 민박집을 택했다.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습관의 문제"라는 것이 당선자의 설명.
그러나 기자간담회에서는 "특별한 생각은 아니고 익숙한 것이 이런 것"이라며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나로서는 다시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면서 "친근한 대통령, 서민적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천천히 해 나가야지, 처음부터 이벤트 하듯 해서는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서민행보 고집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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