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통합 21에 가담한 지역 중진인사들의 명암을 갈랐다. 노무현 당선자 진영에 합류해 체면 치레를 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세를 정 반대로 판단, 뒤늦게 한나라당이나 통합 21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정치적 상처를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을 탈당했다가 대선 직전 복당한 박근혜 의원은 당내에서도 위치가 불안하고 당밖에서의 시선도 곱지 않고 해서 당분간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박 의원은 내년초로 예상되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나서 재심판을 받아야 할 지도 모른다. 정치적 위치를 확보하느냐 아니냐가 판가름 나는 셈이다.
김윤환 민국당 대표도 인간적으로 폄하하기도 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에 나서 총선 이후에도 서울과 지역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온 '그래도 허주'라는 평가마저도 무색하게 하는 등 스타일마저 완전히 구겼다. 김 대표는 이제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정계를 은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반면 민주당 김중권 전 대표의 경우, 일단 정치적 재기의 발판은 마련한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대선 초반까지는 노 후보로는 대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대선이 시작되자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정대철 선대위원장과 한화갑 대표 등의 지원요청을 받아들여 막판에 귀국, 경북지역에서 노 당선자 지원에 나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원로로서 중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장은 노 당선자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 후보단일화에 합의하자 선대위에 참석, "단일화 합의는 민주주의의 획을 긋는 일이라며 단일후보 지지에 나섰다.
한편 국민통합21 지분으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운지 전 의원이나 대선 막바지에 통합21에 가세한 김한규 전 의원 등은 정몽준 대표가 투표 몇 시간 전, 노 당선자 지지를 철회하는 '사고'를 쳐버림으로써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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