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부인 권양숙 여사

입력 2002-12-20 14:38:00

"여러가지로 어렵고 힘들 때 내 아내 양숙씨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지이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노 당선자가 지난77년 법복을 벗고 재야 변호사 활동, 정치 입문, 낙선 등 굴곡의 역정을 거치면서도무너지지 않도록 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

지난 4월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때 장인이 6.25 당시 부역한 사실때문에 경쟁후보측의 공격을 받자 노 당선자는 "대통령이 되고자 아내를 버리라는 말씀이냐"고말할 정도로 아내에 대한 사랑과 신뢰는 절대적이다.

권 여사는 30년 결혼 생활중 정치 입문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때가 가장 마음도 편하고 행복했다고 밝힐 정도로 '평범했던 가정주부'에서 노 당선자의 정치 역정에 따라 '정치인의 아내'로 변신해갔다.

권 여사는 경상도 사람 특유의 무뚝뚝한 겉모습과 달리 은근한 사투리와 유머로 상대를 즐겁게 만드는 면과 대범함도 갖추고 있다고 주변에선 평가한다.그는 47년 경남 마산시 진전면에서 태어났다. 부산 혜화여중을 졸업하고 계성여상 졸업 3개월을 앞두고 공납금을 못내 중퇴했다.

이후 부산에서 취직해 사회생활을 하다 고향에 들러 할아버지의 병구완를 하던중 고등학교 재학시절 알게 된 노 당선자와 만나게 됐다.당시 노 당선자는 군대를 제대하고 특별한 직업도 없는 고시준비생이었기 때문에 처가에서 결혼을 극구 반대했고 노 당선자 가족도 권 여사 아버지의 좌익활동을 들어극력 반대했으나 "서로 물불을 안가리고 좋아해" 결국 73년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75년 노 당선자가 제1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77년 대전지방법원 판사, 78년 변호사 개업후 81년 부림사건 변론을 계기로 인권.재야 변호사의 길에 들어서기까지 행복한 나날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당선자가 85년 부산 민주시민협의회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재야활동을 시작한 뒤 87년 대우조선 사건으로 변호사 업무 정치처분을 받은 데다 설상가상으로구속되면서 권 여사는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노 당선자가 88년 국회의원 배지를 단 기쁨도 잠시, 92년 14대 총선과 95년 부산시장 선거, 96년 15대 총선에 연거푸 낙선할 때 남편의 좌절과 실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권 여사는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화됐을 때 전국을 샅샅이 누비며 특히 노 당선자가 40, 50대 주부들에게 다소 인기가 떨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시장과 백화점을 주로 찾아 힘을 보탰다.

노 당선자가 94년 자서전에서 "여보 나좀 도와줘, 나는 꿈이 있어. 나는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라고 한 말이 8년의 세월을 거쳐 드디어 실현된 것이다.그러나 권 여사의 내조의 진정한 성패는 향후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활동을 마치게 되는 5년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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