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사상 첫 운동권 출신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자 함께 활동하거나 비판적인 활동을 했던 지역 인사들은 한국 사회에 큰 변화가 잇따르고 현장감 갖춘 젊은 리더들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또 이번 선거를 '국민의 승리'라 평가하면서 새 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되 초심을 잃지 말도록 충고했다.경북대 교육학과 김민남 교수는 "노 당선자는 지식.도덕.이념.문화적 분야의 현장 감각을 갖춘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 각 부문에 진출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구대 사회학과 홍덕률 교수는 "노 후보의 당선은 사회에 젊은 리더를 급부상시키는 계기로 작용해 사회 전 분야에서 가시적인 세대교체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북대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회원으로 노 당선자와 함께 1987년 6월 항쟁에 참가했던 남영조(47)씨는 노 당선자의 기득권 세력에 대한 항거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늘 강조해 온 당선자가 힘 없는 국민들을 위한 사회 시스템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씨는 한국사회의 가장 큰 병폐는 서민들을 소외시키고 일부 계층이 차별적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했다.인혁당 사건으로 8년간 옥고를 치른 뒤 10여년 전 노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다는 지역 재야 운동가 임구호(55)씨는 새 대통령이 평화와 화해의 남북 관계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남북 관계 개선 없이는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임씨는 "지역 갈등 해소도 노 당선자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노 후보의 사시 2년 후배이자 노변모(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의 모임) 회원으로 지난 10여년간 지역 시민운동에 참여해 온 금병태(50) 변호사는 "노 당선자가 원칙과 소신에 충실했던 초심을잃지 않는다면 국민통합, 지역통합의 큰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나 금 변호사는 "당선자는 국민의 50%나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임구호씨는 "운동권 시절의 정직함과 성실성을 당선자가 결코 상실해선 안된다"고 요구했다.
이재용 전 대구 남구청장은 "부패 없는 맑은 정치, 특혜.특권 없는 공정 사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시민들은 이제 철저한 감시자가돼 당선자에 대한 비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당선자는 고졸 출신이어서 학생운동을 거치지 않았으나 30대 초반에 뒤늦게 운동권에 뛰어 들어 1981년 부림사건(부산지역 운동권 대학생 20여명이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된 사건)변론을 맡는 등 인권 변호사로 활약했고, 부산민주시민협의회, 노동법률상담소 등을 창설하는 등 10여년을 재야 운동가로 활동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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