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마지막 찬조연설자

입력 2002-12-19 14:53:00

찬조연설은 대선기간 내내 후보자 연설보다 더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는 촉매재 역을 톡톡히 했다. 그런 만큼 마지막 찬조연설자 선정을 두고 각 당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연막전으로 대미 장식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신선함면에서 민주당에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의식한 듯, 한나라당의 마지막 찬조연설자는 정치와는 무관한 개그맨 심현섭씨와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이었다.

심씨는 주로 이 후보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했다. 그는 "이 후보는 속마음을 그대로 표출하는 스타일로 포장하거나 꾸미지 않는 게 특징"이라며 "부끄러움을 잘타서 얼굴이 자주 홍조되는 이 후보가 얻은 별명은 만화 주인공 피카츄"라며 "이같이 정치인 같지 않은 면모를 갖춘 분이라면 우리시대 낡은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이어 전직 장관이었던 자신의 부친이 지난 아웅산 폭파사건으로 사망한 것을 회상하며 개인의 불행을 이야기하려는것이 아니라면서도 "북한의 전쟁위협에 대해서는 절대 간과해선 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심 전 고검장은 "이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구국을 위한 개인의 의사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 전 고검장은 이어 "최근 인기드라마인 '야인시대'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낭만적 건달들의 의리 때문이지만 현 정권의 'DJ 조폭일당'들은 낭만도 의식도 없는 '깡패집단'에 불과하다"고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밝혔다.

▨민주당=민주당의 11번째 마지막 TV 방송찬조연설자는 추미애 의원에게 돌아갔다.

추 의원은 18일 오후 MBC에 출연, "선거가 끝나도 부산.대구.광주.대전.서울에서도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수 있는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면서 "과반수를 훨씬 넘는 국민의 대통령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전국에 걸쳐 120만개의 희망돼지를 분양받아 '돼지엄마'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겨울이 남보다 더 추운 분들에겐 힘든 계절이나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 않았다는 시도 있다"며 서민의 겨울나기를 걱정하며 위로의 말도 잊지 않았다.

추 의원은 연설 상당시간을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할애하면서 "수도권과 지방 양쪽 다 지금보다 더 잘살게 된다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는 수도권이 텅비고 집값이 폭락한다면서 큰일이라고 한다"며 "수도권 과밀화 현상에 대한 대안은 아무 것도 내놓지도 않고 당장에 무슨 난리가 나는 것처럼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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