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재치신고' 강도잡아

순간적인 재치를 발휘한 시민의 신고정신 덕분에 20여차례에 걸쳐 강.절도 행각을 저질러온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인공은 청도군 고수동에서 다방업을 하는 김모(27)씨. 지난 13일 오후 4시쯤 김씨는 인근 여관으로부터 차 배달 주문을 받고, 종업원 정모(20)씨를 차에 태워 여관까지 데려다 주었다.

10여분쯤 뒤 김씨는 여관에서 청년 4명이 급히 뛰어나오는 것을 목격했다. 그와 동시에 정씨로부터 강도를 당했다는 전화를 받은 김씨는 방금 나간 4인조가 강도임을 직감했다. 이들이 시외로 달아날 것을 예상하고 청도역 앞 택시 승강장으로 쫓아갔으나 이들은 이미 달아난 뒤. 김씨는 근처 택시기사에게 물어 이들이 타고간 택시와 택시기사의 휴대폰 번호를 알아냈다.

김씨는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강도가 탔으니 경산경찰서 남천파출소로 가라"로 침착하게 유도했다. 결국 4인조 강도범은 범행 20여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범행을 모의한 김모(22)씨 등 일당 4명은 경남.북 일대에서 강도 11회, 절도 13회 등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병진 경북경찰청장은 김씨에게 감사장과 함께 범죄신고보상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김씨는 "서울경찰청 120 경비대에서 군생활을 했던 경험 덕분에 침착하게 범인을 뒤쫓을 수 있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11월말까지 경북경찰청에서 지급된 범죄신고보상금은 187건(217명)에 5천845만원이며, 신고내용은 강.절도, 폭행 등이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