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ㄷ전문대학 김모 교수는 요즘 실업계 고교들이 내건 '000명 대학 합격' 플래카드를 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4년제 대학에진학한 실업계 학생이 많을수록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업고를 방문해도 보내줄 학생이 없다는 말만 듣곤 한다"며 "내년에는 좀 도와달라는 부탁만 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탄했다.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지난 13일 끝나면서 전문대학들이 본격적인 신입생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비관적이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원의 50%도 못채우는 전문대학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구.경북지역에서만 지난해보다 9천명이나 수능응시자가 줄어든 '정원 역전시대' 탓이기도 하지만 4년제대학들의 입시전략 변화의 영향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미달사태를 우려한 4년제 대학들이 실업계 학생들에 대한 입학 문을 넓히면서 전문대학 신입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실업계 학생의 상당수가 4년제 대학에 진학한 것. 전문대 관계자들은 대구시내 실업계 고교마다 진학희망자 가운데 50~70%가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에 합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올해 정시모집에서 나타난 지역 중.하위권대학들의 낮은 경쟁률도 전문대의 신입생 유치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복수합격자의 연쇄이동에 따라 이들 4년제 대학의 대규모 추가모집이 불가피해 전문대에 원서를 낸 학생 가운데 상당수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매년 100%에 가까운 등록률을 기록했던 대구시내 전문대들도 '공황'에 가까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사상 첫 대규모 미달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았느냐는 내부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상위권전문대학에서도 경쟁력있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면 미달학과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내 전문대학 한 관계자는 "올해 입시의 경우 이젠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인문계 고교에 대한 홍보강화 등 입시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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