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화랑축제-국제 아트페어로 이어간다

입력 2002-12-16 14:04:00

"화랑으로 놀러오세요".

'2002대구화랑축제'가 18일까지 18개 화랑에서 일제히 열리고 있다. 매년 가을에 벌어지는 봉산미술제에 봉산문화거리 10여개 화랑들이참가하지만, 대구 화랑들이 한꺼번에 전시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대구화랑협회(회장 김태수)가 창립후 개최하는 첫 행사지만, 향후 대구미술계의 풍향과 관련해 적잖은 의미가 담겨있다.이번 행사는 내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맞춰 대구 화랑들이 큰 규모의 아트페어(미술품 견본 시장)를 다시한번 열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6월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구아트엑스포'를 매년 고정적인 행사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구화랑협회는 현재 대구시와 U대회 조직위에 아트페어 개최비용으로 2억5천만원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김태수 회장(맥향화랑 대표)은"한국화랑협회가 매년 열어온 화랑미술제를 없애고 내년 6월 국제아트페어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대구에서 열리는 국내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아트페어가 계속 열리면 광주비엔날레 같은 형식적인 행사보다는 지역 미술계에 더 큰 부가가치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 협회의 행사비용 요구에 대구시와 시의회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5월 대구컨벤션센터에서 국내화랑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리게 된다.

이때문에 협회는 시민들의 행사 참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대구시내 화랑을 도는 무료 셔틀버스가 등장했다. 홍보부족으로첫날에는 이용자가 거의 없었지만 주말에는 꽤 많은 시민들이 이를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A,B코스로 나눠 대백프라자앞과 봉산동 문화거리내청소년문화의 집 앞에서 하루 세차례(오전 11, 오후 2시, 오후 4시30분)씩 출발한다.

미술학원 다니는 딸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는 박경선(38.동구 방촌동)씨는 "화랑을 처음 찾을때 웬지 모를 두려움이 들곤했는데셔틀버스를 타고보니 그런 마음이 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같은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자연스레 화랑을 드나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IMF이후 소수의 컬렉터만 상대로 그림을판매하는데 한계가 왔다는 화랑들의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는 셈이다. 화랑들이 닫힌 문을 열고 미술대중화에 앞장서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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