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 막판 氣싸움

입력 2002-12-16 12:11:00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구.경북 지역 득표를 위한 치열한 기싸움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선거전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역 주요 인사와 단체들을 상대로 한 맞불 작전식의 대대적인 영입 경쟁을 벌여왔던 두 후보측은 영입 인사를 연사로 내세워 홍보전에 나서는 한편 대학 총학생회 출신 등 각계의 지지선언을 이끌어 내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 도지부는 16일 2천여명의 당원이 참가하는 문경과 구미 정당연설회 연사로 지난주 이회창 후보 지지의사를 밝힌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교수를 투입했다.

김 교수는 이날 두지역 정당연설회를 비롯 칠곡군 왜관읍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 참가하는 등 앞으로 투표일까지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현정권의 대북 정책 실정'과 '이 후보 당선의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노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미루어 왔던 김중권 전 대표가 16일 대구를 방문, 이날부터 지역을 돌며 노 후보 지지 유세에 들어갔다. 또 이재용 전 남구청장은 본격적인 거리 연설회 연사로 나섰다.

이 전 청장은 추미애 의원과 한조를 이뤄 이날 오전부터 대명시장과 봉덕시장을 비롯 경북대 북문과 지산동 지역을 돌며 '서민 대통령 노 후보'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또 지난주 권정호 대구 예총 회장 등 지역 문화단체 대표 인사 10여명의 한나라당 이 후보 지지선언이 있자 15일에는 대구.경북지역 예술인 30여명이 문화발전특별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노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젊은층 공략에 공을 들여온 두 후보측은 대학 학생회 출신 인사들의 영입을 두고서도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 등 지역 10여개 대학 전직 총학생회장 출신 인사들은 15일 오전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계명대 등 전직 총학생회 출신 인사와 20.30대 전문가 그룹 100여명으로 구성된 '파워비젼 21'도 16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모임을 갖고 한나라당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동관 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민주당 노무현 후보

▲노 후보는 16일 마지막 TV 합동토론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여의도 한국방송 별관 뒤에서 한차례 거리유세를 한 것을 제외하곤당사 인근 호텔에 캠프를 마련, 주요 사회.문화 분야 정책을 숙지하며 실전에 임했다.

노 후보는 여의도 유세에서 한나라당의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집값폭락과 공동화 주장을 조목 비판하고 "이회창 후보가 알면서 주장한다면 흑색선전이고 모르고 한다면 머리가 별로인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커녕 통반장도 맡겨 놓으면 안된다"고 비난했다.

또 민주.통합21의 명예공동선대위원장인 정몽준 대표는 이날 충남 서산과 공주, 천안을 찾아 충청권 표심공략에 나섰다. 정 대표는 서산터미널과 서산농장, 공주대학교, 천안 갤러리아 백화점 일대를 돌며 거리유세를 가졌다.

정 대표는 "노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한반도 평화를 실현토록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한나라당의 '서울 공동화' 주장은 행정수도 이전의 취지를 왜곡한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국민통합21·민주당 대구광역시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9시 민주당 시선대본에서 합동 간부회의를 열어 노 후보에 대한 정몽준대표의 지원 거리유세 일정을 17일 오후 2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기로 하고, 이 날을 "노무현승리 확정의 날"로 정해 대세를 굳힌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날 정 대표의 대백 앞 유세 이전에 각 지구당 선대위는 동시다발로 정당연설회를 개최키로 하여 본격 대세몰이에 나설 방침이다. 여기에 14일 일본서 귀국한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도 대구.경북 지원유세게 가세했다.

그는 16일 대구에서 "국민통합의 새 시대를 여는 데 벽돌 한 장을 더하는 심정으로 뒤늦게 나마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백의종군의 자세로 대구 경북 지방 구석구석을 샅샅이 누비겠다"고 말하고 경주.포항.영덕.울진을 잇는 지원유세에 들어갔다.

김 전 대표는 17일 울진, 봉화, 영양, 청송 18일은 영주, 안동, 예천 등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이회창 후보의 주장대로 당장하고싶은 대로 해버리면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길게 봐야한다"며 "대화와 교류와 협력의 대북 정책으로서만이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할 수 있으며 저는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어 훨씬 더 비싼 안보 댓가를 치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2일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재용 전 대구 남구청장이 이날부터 지원유세에 가세했다. 이 전 남구청장은 "노무현은 좋은데 당 때문에 찍기를주저하시는 분이 많은데, 대구시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아 온 저 이재용이가 제 명예를 걸고 보증한다. 더 이상 민주당은 DJ당이 아니라 정치개혁을이룰 수 있는 노무현당 임을 확인하고 있다"며 "노 후보가 있기 때문에 한국정치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김태완기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이회창 후보는 아직까지 20-30%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층을 잡기위해 16일 하루동안 저녁 8시 예정된 마지막 TV 토론에 치중했다. 사회.문화 분야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의료보험 문제 ▲노인 및 빈곤층의 복지지원 문제 ▲대학입시 문제 등에 대한 현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켜 '노무현 후보 = DJ 양자'란 등식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킨다는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이번 토론회가 선거막판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오전부터 다른 일정은 잡지 않은채 당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미디어 전문가 및 관련부서 주요당직자들과 함께 토론을 준비했다.

이 후보의 TV토론회 준비로 인한 유세일정의 공백은 서청원 대표가 대신 메웠다. 서 대표는 부동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충청도 지역을 방문, '행정수도 이전공약'의 문제점을 강조하는 한편 "'노-정 공조'는 'DPJ야합'에 이은 새로운 정권 나눠먹기식 발상"임을 강조했다.

서 대표는 14일에는 수원, 안양 등 수도권 지역을 돌고 '이 후보의 안정론'을 강조하며 부동층 표심흡수에도 진력했다.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도 이날 경기도 북부지역인 부평, 부천, 김포, 고양시 등을 돌며 부동층 흡수에 나섰다.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지부는 투표일 3일을 앞두고 부동층 흡수를 위한 대대적인 세과시에 나섰다. 시지부는 16일 이날 오전 강재섭 선대위원장과 백승홍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택관리사 협회 간부 50명과 여성단체협의회 임원단 및 회원 300여명 및 대구시 생체협 조기축구회 구별 회장단 및 회원 50여명 등의 이 후보 지지선언식을 잇따라 가졌다.

이어 강 위원장 등 유세단은 이날 오후 서구 중리아파트와 성서 월요시장 등을 돌며 '압승의 바람을 대구에서'란 슬로건을 앞세우고 대대적인 거리 홍보전을 벌였다.

강 위원장은 "대구지역에서 이 후보 지지분위기는 이미 대세론으로 굳어진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무투표층을 포함한 부동층에 대한 공략과 대구의 이러한 분위기를 타 지역으로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지부는 지난주에 이어 수천명의 당원이 참석한 정당연설회를 잇따라 열며 '막판 굳히기' 작전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1시 문경 시민회관에서 정창화 선대위원장과 권오을 의원, 경북대 김순권 교수 등을 비롯 2천여명의 당원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정당연설회를 시작으로 구미 정당연설회와 칠곡 거리 유세전을 연이어 펼치며 이 후보 대세론을 홍보했다.

또 포항과 경주.김천 등 각 지구당별로 3-5차례씩의 거리 유세전을 가지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도지부 선대위는 이날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의 노 후부 지지유세와 관련 성명을 내고 "노 후보의 급진성향과 이념에 불만을 표하고 일본으로 떠났던 김 전 대표가 양지를 찾아 또다시 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며 비난했다.

이재협기자

박상전기자

◈ 조연대결 불꽃

대선전이 막판 예측불허의 박빙승부로 전개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간의 대결이 가열되고있는 가운데 통합21 정몽준 대표와 자민련 이인제 총재권한 대행 등 '조연'급들의 유세대결도 치열하다.

이들외에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와 박근혜.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등과 민주당 한화갑 대표, 정동영 국민참여운동 공동본부장, 한광옥 최고위원 등의 찬조연설대결도 뜨겁다. 대선막판 가장 활발한 돋보이는 조연은 통합 21 정 대표.

후보단일화이후 21일만에 노 후보와 만나 국정공조에 합의한 정 대표는 뒤늦게 뛰어든 것을 만회하기라도 하듯 대전에서 첫 공동유세를 한 데 이어 부산에서도 노 후보와 함께 손을 맞잡고 후보단일화바람 재점화에 시동을 걸었다.

정 대표는 이어 15일 강원도 춘천과 원주, 강릉 등 강원지역 거점지역을 순방하면서 강원지역 부동층 공략에 나섰다. 정 대표의 강원유세에는 민주당 김근태.장영달 의원과 이미경 대변인 등이 대거 수행 대선공조체제를 과시했다.

정 대표는 이어 16일에는 충남지역에서 지원유세를 했고 17일 대구를 방문, 대구.경북지역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자민련 이 대행도 대선중립이라는 당론에 발목이 잡혔지만 충청지역 곳곳을 돌면서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이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대행은 지난 13일 대전.금산.논산을 순방한 데 이어 15일 청주와 아산.온양 등 충남북 지역을 잇따라 찾아 기자간담회나 당직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대선에 임하는 자민련과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대행은 지원유세 대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가 민주당을 탈당한 것 자체가 노 후보를 지지하지않겠다는 것"이라며 노 후보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급진세력이 집권하게 되면 국가에 큰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노 후보 집권저지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행의 이같은 적극적인 이 후보 지원입장과 더불어 16일 청양.홍성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김종필 총재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들외에 한나라당 서 대표와 민주당 한 대표 등은 대선후보들이 움직이는 동선외곽을 중심으로 유세전을 전개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이 후보가 영남권을 공략하면 충청권을, 이 후보가 강원권에 가면 수도권을 순회하는 유세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민주당 한 대표도 노 후보가 한 번 밖에 찾지못한 호남권 전역을 순회하면서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들 중진급 찬조연사들은 대선후보가 가지 못하는 전국을 구석 구석 다니면서 대선이후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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