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32). 21일까지 한기숙갤러리(053-422-5560)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에서 만난 그녀는 무척 활달했다.
"방송출연요? 작가 생활의 일부분이에요". 더 나은 화가가 되기 위해 TV를 이용(?)한다고 했다. "방송은 제게 끊임없는 활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원천입니다. 보수적인 화단에 저처럼 특이한 화가도 한두명쯤 있어야죠".
그의 작품을 보면 그 답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관계(關係)'라는 진지한 주제를 톡톡 튀고 유쾌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는 친구, 연인, 동료 등에 얽힌 감정과 접촉 형태를 경첩이나 지퍼 못질 똑딱단추 콘센트와 코드 등을 재료로 사용해 표현했다.
선정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았지만, 그중 녹슨 못의 흔적을 통해 남녀의 다양한 섹스 체위를 표현한 작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는 "그냥 재미있잖아요…"라면서 웃어넘긴다.
그는 일주일에 4개의 TV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고, '그림 읽어주는 여자 1,2'를 펴내 100만부 가까이 팔기도 했지만 자신의 근본은 화가임을 강조한다. 서울대 서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두차례 개인전을 연 그는 내년에 도쿄 오사카 LA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2인전인데도 100점 가까운 작품을 가져오는가 하면 나흘간 대구에 머물면서 관람객에게 자신의 작품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제 화가로서 시작일 뿐입니다. 잘하든 못하든 평생 미술과 함께 할거예요". 예쁘고 똑떨어지는 외모보다는 치열함과 고집이 훨씬 더 돋보이는 화가였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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