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국립 중앙 도서관 내 연수동 1층에는 아담한 강당이 하나 있다. 그 곳에 들어서면 무대 위에는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벤처 오케스트라 유라시안 단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임지휘자는 금난새 선생님이다.
그는 지금 도서관 이용객들을 위한 무료 연주회를 조건으로 이곳에서 모든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 일체의 고정적인 도움없이 운영되는 유라시안 오케스트라와 함께 관중들과의 거리감을 없애기 위한 그의 다양한 기획과 시도는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7년 전 대구 MBC 가곡의 밤에서 금 선생님을 처음 만난 뒤 발탁되는 기회를 가진 나는 매번 연주회를 가질 때마다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연주를 마친 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에서 모두 퇴장하는 그 순간까지 관중들과 함께 박수로 단원들을 격려하고 제일 나중에 퇴장하는 지휘자이고 관중들에게 눈으로, 귀로 그리고 향기로까지 감동을 전하는 철저하고도 투철한 프로의식을 강조하는 조언자이기도 하다.
음악이 청소년들의 인격 형성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는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에 각별한 열의를 보인다.
그런 그가 지난 여름 대구 소년소녀 관현악단의 10주년 기념음악회를 위하여 유라시안 오케스트라의 수석 단원들을 이끌고 대구로 내려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10년 동안 소년소녀 관현악단을 위하여 수고하신 안국환 교장선생님의 부탁으로 일체의 경비를 받지 않고 마련된 이 연주회는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청소년들의 가슴에 희망과 꿈을 심어 주었다.
연주 날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이런 어린 친구들과의 연주는 처음인데, 정말 떨리네요"라고 말한 그는, 훌륭한 연주장소와 연주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지을 수도 청할 수도 있지만, 훌륭한 관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다.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 음악으로 인해 행복해하는 미래의 훌륭한 청중들이 연주회장을 가득 메울 그 날까지 그의 지휘봉은 그 힘찬 날갯짓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정화 메조소프라노·계명문화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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