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에 던져진 갤러리 카메라

입력 2002-12-12 15:31:00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가 우즈의 스윙 순간 사진을 찍은 관중의 카메라를 빼앗아 연못에 던져버린 사건으로 새삼 '골프 선수에 대한 사진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한국시간) 스킨스게임 이틀째 20만달러가 걸려 있는 18번홀에서 벌어졌다.

티샷을 벙커로 날린 우즈가 벙커샷을 하려고 톱스윙에 이른 순간 한 관중이 요란한 셔터 소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즈가 친 볼은 제대로 날아가지 못했고 화가 난 윌리엄스는 사진을 찍은 관중에게 달려가 카메라를 빼앗은 뒤 연못 속으로 던져 버렸다.

비제이 싱(피지)은 "아무리 천하의 우즈의 캐디라도 그런 행동을 할 권리는 없다"며 "내 캐디가 만약 그런 짓을 했다면 연못 속에 들어가 카메라를 건져오라고 했을 것"이라고 윌리엄스를 비난했다.

그러나 무차별 카메라 세례에 진절머리가 난 대다수 스타급 선수들은 윌리엄스를 두둔하고 나섰다.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는 "이런 순간을 정말 오랫동안 소망해 왔다"면서 "나도 카메라를 빼앗아 던져 버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윌리엄스의 행동을'치하'했다.

플레이 도중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만행'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 뿐이 아니다.우즈는 올해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카메라 셔터 소리 때문에 보기를 범했고 독일에서 열린 도이체방크오픈 때는 "골프 선수가 아니라 모델이 된 느낌"이라며 카메라 세례에 불만을 토로했다.

귀가 밝아 '토끼귀'로 불리는 콜린 몽고메리(영국)는 "우즈와 함께 플레이하면 따라 다니는 사진 기자들 등쌀에 나만 죽어 난다"고 불평했다.

특히 비교적 통제에 잘 따르는 사진 기자보다 말썽이 잦은 것은 관중들의 사진촬영.

필 미켈슨(미국)은 "카메라 통제를 제대로 못하면 대회 권위는 무너질 것"이라며 PGA 투어 사무국의 안이한 대책을 비난했다.

대회 본부는 관중들에게 소지품 검사 등을 통해 카메라 소지를 엄금하고 있으며 통제선을 아무나 넘지 못하게 하고 있으나 이런 사고가 잦아 선수들의 불만을 사고있다.

한편 윌리엄스가 연못에 던져 버린 카메라는 약 7천달러 짜리 고급품이라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우즈는 그러나 지난 6일 타깃월드챌린지 프로암을 마치고 저녁을 먹는 동안 라커룸에 침입한 도둑이 웨지 3개를 훔쳐가 만만치 않은 손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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