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7 북 선박나포 정치권 파장

입력 2002-12-12 15:36:00

미사일선적 북한선박의 나포사태와 관련,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북한에 대해 미사일 수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일단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선정국에 미칠 영향을 의식,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안보관을 현 정권의 햇볕정책과 결부시켜 집중 공격할 태세이다. 안보 위기감이 고조됨으로써 보수세력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는 등 최근 반미기류 확산으로 수세에 몰렸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호재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거전 막판 악재가 될 수 있는 '신북풍'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우려, 파문의 조기진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는 동시에 한나라당측에 대해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안된다는 점을 촉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전략회의를 갖고 "노 후보는 북한이 미사일을 수출,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대북 퍼주기를계속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공격한 뒤 "대북 현금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대변인실도 논평을 통해 "남북적화통일이란 북한의 노동당 규약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마당에 보안법을 폐지하고 돈으로 평화를 구걸한다는 노 후보의 정책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비난한 뒤 "미·일·러·중 등과의 4자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한 이회창 후보만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 후보도 경기지역 유세를 통해 "북한은 핵위기 와중에도 미사일을 수출하는 대담한 도박을 멈추지 않고 한·미 동맹관계는 붕괴직전에 처했는데도 이 정권은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이 정권 집권 5년만에 대한민국의 안보는 파탄에 처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연일 이번 사태를 대화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한나라당 측의 정치적 악용가능성을 문제삼고 있다.이낙연 대변인은 "대통령 선거 막바지에 이 후보의 지지도가 계속 떨어지니까 한나라당은 안보까지 정략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대미관계나 주한미군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시위에 기웃거리는 등 오락가락 처신해온 이 후보가 누구를 향해 안보를 말하느냐"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북한이 미사일같은 대량 살상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정부는 한·미·일 공조를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즉각 중지시켜야 한다"며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 이 문제를 분명히 해결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화갑 대표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정치권이 사실 이상으로 부풀리거나 악용돼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선 더더욱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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